증권 증권일반

롯데쇼핑, 롯데마트 4개점 우선매수권 행사… 허탈한 MDM[마켓워치]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01 17:43

수정 2019.11.01 17:43

자산유동화 과정서 반전 카드
부동산 가격 상승 가능성 주목
롯데쇼핑이 롯데마트 수지점(경기 용인) 등 4개점에 대해 우선매수권을 행사키로 했다. 가격 경쟁이 높아졌고, 롯데리츠 등 롯데가 자산유동화를 하는 가운데 깜짝 카드가 나온 셈이다. 기존 우선협상대상자였던 부동산 디벨로퍼 엠디엠(MDM)그룹은 말 그대로 '닭' 쫓던 '개'가 됐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쇼핑은 유경피에스지자산운용이 보유하고 있는 롯데마트 수지점, 서울 도봉점, 전북 익산점, 부산 사상점 매각과 관련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고 매매계약을 했다. 롯데쇼핑은 이들 점포의 책임임차인이다.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면 경쟁가격으로 인수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매각 측은 "매각 프로세스가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앞서 유경PSG자산운용은 2015년 NH농협은행, NH투자증권 등이 참여한 부동산펀드를 설정해 이들 4개 점포를 약 4300억원에 매입했다.

앞서 MDM그룹은 수지점만 2550억원을 써내는 등 총 5500억원을 인수가격으로 제시했다. 다른 10여곳의 원매자에 비해 압도적 수준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롯데쇼핑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는 IB업계의 지배적 시각이었다.

롯데가 롯데리츠를 통해 자산유동화를 진행한 것도 이 같은 시각에 힘을 실었다. 부동산을 정리하려는 움직임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롯데리츠의 투자대상 부동산은 롯데쇼핑이 보유한 백화점, 마트, 아울렛(점포수 기준 10개)로 구성됐다.

IB업계에선 롯데의 결정 변경에 대해 한국은행이 최저 수준인 연 1.25%로 기준금리를 내린 점에 주목한다. 부동산 가격의 상승여력을 만들 수 있어서다.

롯데쇼핑의 롯데마트 4개점 인수에는 다수 증권사들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 컨소시엄은 물론 메리츠종금증권 등도 참여할 전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당초 증권사들은 시행사와 함께 컨소시엄을 이뤄 PF로 자금을 조달하는 콘셉트였으나 MDM이 거액을 제시해 판을 흐렸다"며 "롯데에 공이 넘어간 만큼 '롯데 딜'이 됐다.
필요한 자금 제시를 위해 경쟁을 벌일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도봉, 사상, 익산점은 입점 협력업체들이 정상적으로 영업할 수 있도록 매매계약을 해 도울 예정"이라며 "수지몰을 오픈한 만큼 수지점은 운영을 종료할 계획이다.
향후 검토해서 운영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