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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현1‧한남3‧방배삼익, 복잡해지는 정비사업 수주전

김민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17 16:23

수정 2019.10.17 16:23

건설사별 수주 전략 세우기 치열
한남3구역 재개발은 용산구 한남동 686 일대를 197개동, 5816가구의 아파트 단지로 바꾸는 대규모 정비사업으로 공사비 1조9000억원, 총 사업비 7조원에 달한다.
한남3구역 재개발은 용산구 한남동 686 일대를 197개동, 5816가구의 아파트 단지로 바꾸는 대규모 정비사업으로 공사비 1조9000억원, 총 사업비 7조원에 달한다.
[파이낸셜뉴스]하반기 정비사업 수주전이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건설사들의 눈치 싸움도 치열해지고 있다.

GS건설은 갈현1구역 재개발과 방배삼익 재건축에 발을 빼고 대대적인 홍보전을 시작하면서 한남3구역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건설 역시 갈현 1구역에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면서도 한남3구역에 현대백화점그룹과 손을 잡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애쓰고 있다. 대림도 GS건설이 방배삼익에서 빠지면서 유리한 고지에 올랐고 한남3구역에도 힘을 집중하면서 꼭 수주에 성공하겠다는 계획이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갈현1구역에 기본 이주비에 추가로 이주비해서 최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의 80%까지 이주비를 지원키로 했다. 최저이주비는 LTV와 관계없이 가구당 2억원을 보장해주기로 했다.

■파격적인 영업 조건, '변수'
갈현1구역은 올해 강북권 최대 재개발 사업지로 꼽힌다. 갈서울시 은평구 갈현동 일대에 아파트 32개동, 총 4116가구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사업면적 238만8509㎡, 공사예정 가격만 9200억원에 달한다.

지난 11일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한 결과 롯데건설과 현대건설이 최종 응찰, 2파전 양상이 됐다. GS건설은 조합에서 컨소시엄 불가하면서 단독 입찰에 따른 사업성을 분석해본 결과 공사비 예가가 낮아 사업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현대가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면서 정비업계가 술렁이고 있다는 점이다. 갈현1구역 이외에 한남3구역 등 수주전이 겹치면서 현대건설이 내놓을 사업조건이 정비사업별로 비교가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이 삼성동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의 본격적인 착공이 들어가면 자금 부담이 크기 때문에 과감한 수주 영업이 힘들 것으로 봤다. 하지만 갈현 1구역에 힘을 실으면서 한남3구역 역시 수주전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는 의지를 내비쳤다는 평가다. 실제 이날 현대건설은 현대백화점그룹과 손을 잡았다. 현대백화점 계열사 및 보유 브랜드의 한남 3구역 상가 입점을 비롯해 상가 컨텐츠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상호 공동 기획, 한남3구역 입주민 대상 주거 서비스 제공(조식서비스, 케이터링 등)을 진행키로 했다.

전날 GS건설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단지 명을 ‘한남자이 더 헤리티지(THE HERITAGE)’로 정하고 종합계획(마스터플랜)을 내놓자 현대건설이 대응한 것이다. 갈현1구역의 이주비 제안을 봤을 때 한남3구역에도 파격적인 제안을 할 것으로 예상돼 GS건설과 대림산업과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GS건설도 한남3구역에서 현대와의 경쟁에 지지 않을 정도로 여러 조건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건설사의 한 임원은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수주전에서도 현대건설이 이사비 7000만원을 제시하면서 판세가 뒤바뀐 적이 있다”면서 “한남3구역 역시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의 치열한 싸움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건설사, 치열한 '머리 싸움' 예상
대림산업 역시 아크로를 앞세워 단지를 설계할 예정이다. 지난달 20일 신한은행 및 우리은행 등 제1금융권과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비 조달을 위한 각각 7조원 규모 금융협약을 체결하면서 총알을 확보했다.

한남3구역 재개발은 용산구 한남동 686 일대를 197개동, 5816가구의 아파트 단지로 바꾸는 대규모 정비사업으로 공사비 1조9000억원, 총 사업비 7조원에 달한다. 고도 제한 및 건폐율이 낮아 사업성은 크지 않지만 한남 2·4·5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고, 한강변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수 있어 건설사들의 관심이 크다.

대림산업은 현대와 GS건설이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으로 보이자 조합원들에게 ‘단독’ 시공을 가장먼저 약속하면서 컨소시엄 구도를 깨고 수주전에서 가장 먼저 치고 나갔다.
특히 오는 18일 입찰제안서 마감이 끝나고 건설사별 영업 전략이 본격적으로 공개되면 이에 맞춰 적극대응할 방침이다. 특히 대림의 경우 방배삼익 재건축에 GS가 빠지면서 사실상 수의계약방식으로 시공사로 선정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 한남3구역에 집중하기 쉬운 환경이다.


대형건설사의 한 정비사업 담당 임원은 “최근 정비사업 자체가 많이 줄면서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도 치열해지고, 조합에서 컨소시엄이 아닌 단독 입찰을 원하면서 출혈 경쟁도 불가피하게 됐다”면서 “수주전이 정치 선거전과 다를 바 없는 만큼 막판까지 조합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건설사들의 머리 싸움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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