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노동복지

[국감현장]1억원대 횡령에 봉사활동 조작…뭇매 맞은 적십자사

뉴스1

입력 2019.10.15 16:12

수정 2019.10.15 16:12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이날 국감에서 적십자사는 임직원 비위행위와 경영능력에 대해 여야 의원들로부터 수차례 지적을 받았다./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이날 국감에서 적십자사는 임직원 비위행위와 경영능력에 대해 여야 의원들로부터 수차례 지적을 받았다./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15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한적십자사가 임직원 비위행위를 관리하지 못하고, 경영능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1억원이 넘는 횡령 사건이 발생한데다 직원들이 자녀 봉사활동 시간을 부풀렸다가 적발됐기 때문이다.
헌혈 부작용도 최근 5년간 약 3배로 급증했다.

김광수 민주평화당 의원은 "2014년 이후 적발된 적십자사 임직원 비위행위가 191건"이라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적십자사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비위행위 191건 중 성 관련 비위와 공금 회령이 각각 9건, 7건이었다.

금품을 수수했다가 적발된 사례도 3건으로 조사됐다. 특히 충북지사에 근무한 한 직원은 봉사활동 지원금을 빼돌려 1억2220만7100억원을 횡령했다가 적발됐다. 김광수 의원은 "청렴해야 할 적십자사와 산하 병원 임직원들의 비위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올해만 성희롱을 포함해 12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적십자사 직원이 자녀 스펙 관리를 위해 봉사활동 시간을 부풀렸다가 적발돼 경고 처분을 받은 사례도 나왔다. 최도자 바른미래당 의원에 따르면 지역 혈액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가 사전에 허락을 받지 않고 헌혈봉사회 봉사활동에 자녀와 자녀 친구를 데려왔다.

다른 간호사는 자신이 근무하는 곳에 자녀가 봉사활동을 하도록 하고, 규정보다 많은 시간을 입력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도자 의원은 "입시와 취업 스펙이 된 봉사활동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적십자사는 2014년부터 올해 8월까지 6년여간 헌혈 기념품 구입비로 732억원을 지출했다. 이 비용에는 헌혈 참여자에게 기념품으로 지급하는 영화 관람 또는 할인권, 음식으로 교환하는 상품권 등이 포함돼 있다.

이처럼 막대한 비용을 들였는데도 연간 헌혈 건수는 2014년 189만건에서 2018년에는 180만건으로 9만건 줄었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념품을 주는 방식으로 헌혈을 독려하는 게 효과적인지 고민해봐야 한다"며 "캠페인 확대 등 헌혈 참여율을 높이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헌혈 부작용이 급증하는 등 적십자사 고유 업무능력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적십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헌혈에 의한 연간 부작용 건수는 2014년 2800건에서 2018년 7299건으로 약 2.6배로 늘었다.
올해는 8월 기준으로 5261건의 부작용이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부작용 건수의 약 72% 수준이다.


이에 대해 적십자사는 "2017년 이후 질병관리본부 헌혈 관련 기준을 세계수혈학회의 변경된 분류 기준에 맞춰 개정했다"며 "300만여건에 달하는 전체 채혈 건수 중 부작용 비율은 최대 0.3%로 낮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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