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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승부수'… 퀀텀닷 OLED에 13조 투자

김규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24 17:38

수정 2019.09.24 17:39

"대형패널 포기 안해" 강한 의지
삼성디스플레이 탕정공장 투자
LCD라인을 QD-OLED로 전환
차세대 기술투자 '초격차' 실현
다음달 직접 투자발표할지 주목
삼성디스플레이가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 전환을 위해 13조원의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국내 기업의 디스플레이 단일 투자액으로는 최대 규모다. 특히 이번 투자는 중국에 주도권을 빼앗긴 액정표시장치(LCD)에서 탈피해 국내 디스플레이산업이 OLED 중심으로 전환하는 중대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울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최근 삼성디스플레이 현장경영에서 "대형 패널사업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투자 결정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LCD에서 OLED로 대전환

24일 업계와 충남도 등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다음달 중순께 충남 아산 탕정사업장에서 정부, 지방자치단체 고위관계자들을 초청한 가운데 퀀텀닷(QD) OLED 디스플레이 시설투자계획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투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탕정 공장에서 가동 중인 LCD 라인을 중단하고, 새 시설 투자를 기반으로 QD-OLED로 전환하는 데 모든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최근 중국 업체들의 패널 공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LCD 가격이 하락해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동시에 이미 LCD 패널의 경우 중국 업체에 기술력을 완전히 추격당해 QD-OLED 등 차세대 기술 투자로 '초격차' 전략을 다시 한번 실현하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삼성디스플레이가 당장 탕정사업장의 LCD 라인 중 L8-1-1라인 상당 부분을 가동 중단하고 QD-OLED로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삼성디스플레이의 8세대 LCD 전체 생산량인 월 36만장(유리원판 기준) 중 20만장 이상이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탕정사업장 8세대 LCD 라인을 QD-OLED로 전환하면 삼성의 대형 LCD 라인은 중국 쑤저우 공장만 남게 된다.

시설투자를 기점으로 양산까지 통상 3년 정도 걸린다는 점을 고려할 때 QD-OLED 패널 양산은 오는 2022년부터 이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이번 투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입장에서도 상당한 호재라는 분석이 나온다. QD-OLED 양산을 계기로 LG디스플레이가 독점한 대형 OLED 시장에서 경쟁관계를 구축해 수익 확대와 부진에 빠졌던 대형 패널사업의 재도약을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 고위관계자는 "대형 LCD 생산라인을 QD-OLED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 꾸준히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투자가 확정된 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재용, 직접 투자발표 하나

이번 투자 결정은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달 말 탕정사업장을 방문한 이후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26일 현장경영 일환으로 탕정사업장에서 사장단 회의를 열고 "위기와 기회는 끊임없이 반복된다. 지금 LCD 사업이 어렵다고 해서 대형 디스플레이를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대형 LCD 사업을 축소해온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QD-OLED 사업으로의 전환 필요성을 이 부회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이 다음달 QD-OLED 투자발표 행사에 직접 참석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 디스플레이사업 대전환이라는 의미와 함께 최근 시설투자가 위축된 제조업에 활기를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이 부회장이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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