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칼럼]

100세 시대, 금융의 역할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22 16:55 수정 : 2019.09.22 16:55
통계청에 따르면 2050년 우리나라의 고령인구가 40%에 근접하며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고령 국가에 오를 전망이다. 2017년 기준 우리나라의 평균 기대수명은 82.7세로 바야흐로 '100세 시대'에 접어들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금전적인 측면에서 100세 시대에 맞춰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행복한 노후를 보낼 준비가 돼있을지 살펴보면 금융정책을 담당하는 한 사람으로서 어깨가 무거워진다. 우리나라는 가계자산의 70% 이상이 부동산에 집중돼 은퇴 후 현금흐름 창출이 어려운 구조다.
국민연금도 40년간 납입해야 은퇴 전 소득의 45%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돼 국민연금으로만 노후를 보장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런 측면을 감안해 정부는 그동안 국민 노후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주택에 묶인 자금의 유동화를 지원하기 위해 고령층이 자기 집에 살면서 안정적인 연금수입을 얻을 수 있는 주택연금 제도를 2007년 도입했고, 현재 주택연금은 6만가구 이상의 노후소득으로 활용되고 있다. 국민들께서 TDF(생애주기에 맞춰 주기적인 포트폴리오 재조성이 이뤄지는 펀드), 인덱스펀드 등 저금리시대 장기투자에 적합한 금융상품을 널리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개선해 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국민연금을 보완하기 위한 다른 연금상품(주택·퇴직·개인연금)들이 아직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개인연금 가입률이 12.6%에 불과하고, 퇴직연금의 경우 지난해 수익률이 1.01%에 그치는 등 정기예금보다도 못하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연금이 국민들의 든든한 노후대비 수단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서고자 한다.

우선, 주택연금이 고령층의 실질적인 노후보장수단이 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조기은퇴한 분들을 위해 가입연령을 60세에서 50대 중후반으로 낮춰 가입대상을 확대하고, 연금 가입자의 월지급금을 늘려 보장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청장년층이 개인형퇴직연금(IRP)이나 개인연금에 가입해 자발적으로 노후준비를 하는 경우 더 다양한 세제혜택이 제공되도록 할 예정이다.

2020년부터는 ISA(개인종합재산관리계좌)를 통해 불린 재산을 연금으로 전환할 경우 추가 세제혜택이 부여되고, 시급한 노후대비가 필요한 50세 이상 장년층의 연금납입에 대한 세액공제 한도도 확대된다.

디폴트옵션(가입자의 운용 지시가 없으면 사전에 결정된 운용방법으로 투자상품을 자동 선정해 운용하는 제도) 도입 등 연금운용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도 고용부와 금융위 등 관계부처들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도 국민들의 노후준비 지원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금융권은 퇴직연금 계좌에서 수익이 나지 않으면 수수료를 면제키로 하는 등 자발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도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주민의 평균수명이 월등하게 높고 건강하게 장수하는 지역을 '블루존(blue-zone)'이라 부른다고 한다. 미국의 로마린다, 코스타리카의 니코야, 이탈리아 사르데냐, 그리스 이카리아, 일본 오키나와가 세계 5대 블루존으로 꼽힌다. 국민들의 노후준비를 체계적으로 지원해 우리나라도 세계 5대 블루존에 뒤지지 않는, 건강하고 행복하게 장수를 누리는 블루존 국가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원한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네이버채널안내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광고 닫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