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이재용, 사우디 왕세자와 연쇄회동… 삼성發 ‘중동 붐’ 부나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18 17:38

수정 2019.09.18 17:38

올 들어 양국 오가며 ‘셔틀 회동’
사우디 국가개혁 프로젝트 협력
건설·에너지·5G·스마트 시티 등
현지 사업확대 중요한 계기될 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앞줄 오른쪽 두번째)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방문해 삼성물산 직원들을 격려하고 함께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물산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앞줄 오른쪽 두번째)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방문해 삼성물산 직원들을 격려하고 함께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물산 제공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실권자인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와 단독 면담을 갖고 사업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과 빈 살만 왕세자는 올 들어 양국을 오가는 연쇄 회동을 통해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가고 있어 건설, 에너지, 5세대(5G) 통신, 스마트 시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삼성의 사우디 사업확대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18일 삼성과 사우디 국영통신사 SPA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수도 리야드에서 빈 살만 왕세자와 면담을 갖고 폭넓은 사업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이 자리에는 사우디 국방부장관 등 주요 각료들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빈 살만 왕세자와 면담에서 건설, 에너지, 스마트 시티 분야 등 삼성과 사우디간 광범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추석 연휴인 지난 14일 사우디 출장을 떠나 리야드에서 추진중인 삼성물산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점검했다. 이 부회장이 삼성의 실질적 총수로서 비전자 계열인 삼성물산의 해외 사업 현장까지 챙긴 건 사우디 등 중동 국가들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따른 글로벌 기업들의 수주경쟁에 힘을 보태기 위한 차원으로 볼 수 있다.

사우디는 빈 살만 왕세자 집권 이후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인공지능(AI), 정보통신기술(ICT),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선도기술 투자를 확대하는 국가개혁 프로젝트 '비전 2030'을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사우디에 5000억달러(580조원) 규모의 세계 최대 스마트시티 조성사업 '네옴(NEOM)'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라 글로벌 기업들의 사업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지난 6월 말 국내에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난지 2개월여만에 사우디를 방문하는 '셔틀회동'을 통해 삼성의 사우디 사업확대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이번 이 부회장의 사우디 방문은 지난 6월 방한 당시 삼성의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첫 회동한 빈 살만 왕세자의 제안이 있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방한 당시 이 부회장은 국내 5대 그룹 총수와의 승지원 만남을 주선했고, 단독 면담 자리에서 AI, 5G, 사물인터넷(IoT), 시스템 반도체 등의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면담까지 올 들어 이 부회장의 '중동 경영행보'도 부쩍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올 2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 출장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와 5G 등의 사업협력을 논의하는 단독 회동을 가졌다. 보름 뒤에는 방한한 알 나흐얀 왕세제이 삼성전자 화성반도체공장을 찾아 이 부회장의 안내를 받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중동이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를 중심으로 석유국가에서 탈피해 첨단 국가건설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이 부회장이 막대한 투자사업 기회가 있는 중동에서 삼성의 최근 위기를 극복하려는 의중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