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삼성 "대내외 복합위기에도 채용 안줄인다"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01 17:11

수정 2019.09.01 17:11

반도체 시황 부진·日 수출규제 등 신입사원 채용 축소 요인 많지만 하반기 대졸 6000여명 채용 유지
정부 일자리확대 정책 동참 의지
삼성이 대내외적인 복합위기에도 올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전년 수준으로 유지한다. 반도체 시황 부진,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 제재, 오너 리스크 등 채용 축소 요인이 수두룩하지만 재계 대표기업으로서 정부의 일자리확대 정책에 일관되게 동참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이번 주에 올 하반기 3급(대졸) 신입사원 채용 공고에 들어갈 예정이다. 아직 삼성의 하반기 공채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오는 4~5일중 삼성 채용사이트를 통해 계열사별 원서 접수에 들어갈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 전자 계열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공고일을 최종 검토중이지만 이번 주에 발표하겠다는 방침"이라며 "예년처럼 계열사별 채용절차를 거쳐 10월중 직무정성검사(GSAT)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삼성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그룹 공채를 폐지하고 계열사별 채용으로 전환했다.
올 하반기에도 삼성전자·SDI·전기·SDS·디스플레이 등 전자 계열, 삼성생명·증권·카드·삼성자산운용·삼성화재보험 등 금융 계열, 호텔신라·제일기획·삼성물산 등 기타 계열로 나눠 채용 일정을 진행한다. 이에 따라, 삼성의 올 하반기 GSAT는 10월 20일 전국에서 동시에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의 올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는 6000명 정도다. 이는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는 셈이다. 올 상반기에는 지난해보다 1000명 정도 늘어난 5000명의 신입사원을 뽑았다. 이에 따라, 삼성의 올해 전체 대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는 1만1000명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는 신입·경력 포함 채용 규모가 2만명을 넘었지만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직원 8000명 직고용을 제외하면 올해도 비슷한 채용 정책을 이어간다고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가 80%인 9000명 가까운 신규 채용을 책임질 것으로 파악된다.

재계에선 최근 삼성의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에서 채용을 축소할 것이라는 관측들이 나왔다. 올 들어 핵심 사업인 반도체 부문의 실적이 지난해 대비 40% 수준으로 곤두박질친데다 업황 부진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투자 계획도 유동적인 게 큰 이유다. 삼성전자는 지난 2·4분기 실적발표 당시 "반도체 사업의 인위적 감산은 없지만 생산효율화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평택 3라인 투자 등 중장기 투자계획을 미룰 가능성이 제기됐다. 여기다 일본의 수출 제재가 반도체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고,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로 삼성의 수출 전선에 악영향이 불가피한 것도 악재다.
특히, 최근 대법원이 파기환송 결정한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리스크'도 채용 확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삼성은 지난해 8월 '경제활성화 및 일자리확대 방안'에서 약속한 3년간 4만명 채용 계획을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삼성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회사 상황을 볼때 신규 채용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국가적 과제인 청년실업 해소 차원에서 올해도 채용을 예정대로 진행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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