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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안정 찾았지만 악재는 여전..무역전쟁 지속에 원화약세 압력 [이슈 분석]

환율 향방은
환율 안정 찾았지만 악재는 여전..무역전쟁 지속에 원화약세 압력 [이슈 분석]
하루에 10원 이상 급등락을 보이던 원·달러 환율이 안정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나 홍콩 사태 등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을 높였던 요인들이 최근 완화되면서 외환시장도 안정을 찾는 분위기다. 다만 리스크 요인들이 해소되지 않고 여전히 불확실성이 잠재된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원화 약세(환율 상승) 압력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7원 내린 1208.3원에 마감됐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변동성이 심했다. 지난 13일 1222.2원으로 연고점을 기록했고 다음날인 14일에는 9.5원이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외환시장 분위기가 안정세로 전환된 것은 글로벌 경제를 억누르던 불확실성이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다음달로 예고된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부과도 오는 12월로 연기됐다. 또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거래제한 조치 유예가 90일 연장되면서 양국 간 무역분쟁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됐다.

더구나 시장에서는 22일(현지시간) '잭슨홀 미팅'에서 나올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금리인하를 비롯해 전향적 경기부양 의지를 내비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중국인민은행은 대출 프라임 금리(LPR) 형성 체계를 개선하겠다고 밝혀 실질 대출 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실질적인 금리인하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이 경기부양에 나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된다면 원·달러 환율에는 하방압력(원화 강세)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에는 여전히 상승압력이 강하다는 게 시장 분위기다.

올해 외환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미·중 무역협상은 연초부터 타결되지 않고 계속 지연되고 있다. 미국이 관세 부과를 12월까지 연기한 만큼 연말까지 무역협상은 타결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원화와 동조화 현상이 뚜렷한 중국 위안화도 이른바 '포치(破七)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포치는 달러당 7위안을 넘기는 위안화 약세를 의미한다. 이는 미국의 관세장벽을 통화약세로 해소하겠다는 중국의 정책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장기화되고 있는 홍콩 시위는 외환시장에서는 '화약고'로 불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홍콩 시위 사태와 미·중 무역전쟁을 연계할 의사를 피력한 바 있다.
따라서 홍콩 사태가 중국 무력 개입 등으로 비화될 경우 미·중 무역협상은 난항에 빠지게 될 전망이다. 아울러 홍콩 경제가 불안에 빠지면 중국 경제도 위험에 빠지면서 위안화 및 원화 약세가 가속화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원·달러 환율이 1250원선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