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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로또 청약의 조건 "부양가족 5명에 무주택기간 15년은 돼야"

김민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19 17:50

수정 2019.08.19 17:50

전문가 "분양가상한제 단지 70점은 넘어야 당첨권일 듯"
"서울의 경우 청약가점 최소 커트라인이 59점이고 인기 있고 일반 분양이 적은 단지는 70점은 넘어야 당첨권일 듯합니다."(분양대행사 관계자)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키로

하면서 '반값 아파트' 분양이 예고되자 '로또 청약'에 당첨되기 위해 수요자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국내 청약통장 가입자수는 2500만명을 넘어섰고 서울이나 수도권의 입지가 좋은 지역의 경우 청약 쏠림 현상이 커질 것으로 보이면서 당첨 가점 역시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서울은 정부 규제로 9억원이 넘을 경우 중도금 대출이 안되고 주택담보 인정비율(LTV)이 40%로 제한되면서 자연스레 청약 경쟁률이 낮아졌으나 분양가상한제로 인해 또다시 청약과열 현상이 나타날 전망이다.

■최소 69점은 돼야 인기단지 당첨

19일 금융결제원의 청약통장 가입현황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전국 청약통장(주택청약종합저축, 청약저축, 청약예금·부금) 가입자수는 2506만1226명으로 2500만명을 돌파했다. 국민 2명 중 1명은 청약통장을 갖고 있는 것이다.


최근 주택청약 종합저축 가입자수가 늘어나고 있다. 6월 4만4829명이 늘었으며 7월 9만932명이 늘어 증가 폭이 2배 이상 커졌다. 6월 6940명이 증가했던 서울은 지난달 1만9679명이 늘어 증가 폭이 2.8배가량 확대됐다.

이처럼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정부가 지난달부터 집값 안정을 위해 민간택지에도 분양가상한제를 도입하겠다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시세보다 저렴한 일명 '로또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청약 가입자가 늘어났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분양가가 시세보다 20~30% 정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서울은 청약 시장이 주춤했다. 분양가가 9억원이 넘는 단지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 대출보증이 막히면서 일부 지역의 경우 미분양이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광진구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는 현재 완판했지만 올 초에는 전체 770가구 중에 685가구가 미분양으로 남기도 했다. 청약경쟁률 역시 인기단지를 제외하고는 10대 1을 넘기기가 힘들었다.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LTV가 40%로 제한되면서 중도금 대출 6회 중 2회는 현금으로 자납해야 된다"면서 "계약금도 10%에서 20%로 늘리는 단지가 많아지면서 분양 초기 현금으로 3억~4억원 이상 필요해 청약 경쟁률도 낮고 계약률도 떨어졌다"고 말했다.

■흙수저 30대는 청약 사각지대

하지만 민간 분양가상한제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새 아파트 청약 경쟁은 더욱 극심해질 전망이다. 실제 부동산114에 따르면 대표 투기과열지구인 서울의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6월 12.4대 1에서 7월 18.1대 1로 높아졌다. 세종시는 무려 65.3대 1을 기록 중이다.

이처럼 청약 경쟁률이 치열해지면 청약 가점 역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한 아파트 당첨자의 평균 가점은 50점이었다. 지난달 서울 서초구에서 분양한 '서초그랑자이'의 경우 일반 분양 가구수가 적긴 했지만 평균 당첨 가점은 69점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단지의 당점 가점은 최소 59점은 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가점 70점대를 넘어서려면 부양가족수가 최소 5인가족은 돼야 한다. 4인가족은 무주택기간이 15년이고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15년이라 최고 점수를 받아도 부양가족수에서 점수가 낮아 최대 69점을 넘을 수 없다. 청약 가점은 84점이 만점이다. 부양가족수(최고 35점), 무주택 기간(최고 32점), 청약통장 가입기간(최고 17점)으로 계산한다.


이처럼 가점 경쟁이 치열해지면 상대적으로 청약통장 가입기간과 부양가족수, 무주택 기간이 낮은 30대가 불리해진다. 또 신혼부부 특별공급이 5년에서 7년으로 늘었다고 하더라도 최근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소득이 늘어나 신혼부부 특공 자격 제한에도 걸리게 된다.


결국 어느 정도 현금 보유 능력이 있고 가점도 높은 40대 중후반, 50대 초반의 수요자들이 인기 단지에 당첨될 확률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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