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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정부 출범에 안팎에서 좌불안석, 英 경제 어디로?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24 16:06

수정 2019.07.24 16:06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3일(현지시간) 수도 런던의 보수당사 앞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신화뉴시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3일(현지시간) 수도 런던의 보수당사 앞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신화뉴시스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위해서라면 EU와 합의를 못해도(노딜 브렉시트) 어쩔 수 없다고 주장한 보리스 존슨이 결국 영국 총리에 오르면서 영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나라 안팎에서 증폭되고 있다. 경제계 인사들은 노딜 브렉시트만은 피해달라고 간곡히 당부했으며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영국 밖 전문가들은 영국 새 정부의 행보가 세계적인 경제난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간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최대 기업 로비단체인 영국산업연맹(CBI)의 캐럴린 페어번 사무총장은 23일(현지시간) 존슨 총리의 취임에 대해 "새 총리는 브렉시트를 두고 좋은 합의에 따르는 이점을 절대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영국 산업별 노동조합의 상급 단체인 영국노동조합회의(TUC)의 프랜시스 오그래디 사무총장도 같은날 성명에서 노동자들이 이미 저임금과 정부 지출 축소 등으로 신음하는 상황에서 노딜 브렉시트 마저 감당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딜 브렉시트를 할 수 있다고 위협하는 행위 또한 일자리와, 생계를 위한 권리, 북아일랜드의 평화를 무모하게 묵살하는 짓"라고 지적했다.

존슨 총리는 일단 EU와 새로운 브렉시트 협상을 행하되 약속한 탈퇴 기한(10월 31일)이 되면 노딜 브렉시트를 감수하더라도 EU를 떠난다는 입장이다. 영국 상공회의소(BCC)의 애덤 마셜 소장은 "기업 입장에서 새 정부가 무질서하고 엉망인 브렉시트를 피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뭘 할 수 있는지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지 컨설팅업체 캐피탈이코노믹스의 폴 데일 수석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존슨이 태도를 누그러뜨릴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파운드 가치가 추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존슨 총리는 10월 말까지 임기 첫 3개월간 격동의 시간을 보낼 것이며 브렉시트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다음 3개월간의 임기가 사라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영국중앙은행(BOE)의 앤디 홀데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3일 인터뷰에서 영국 경제가 근원적인 수준에서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며 경기 부양을 위해 중앙은행이 돈풀기에 나설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결과적으로 노딜 브렉시트에 따른 경제적 여파를 존슨 정부가 오롯이 감당해야 한다는 의미다.

영국 경제에 대한 불안은 해외에서도 쏟아지고 있다. 이탈리아 최대 농민 로비단체인 콜디레티는 23일 발표에서 이탈리아 스파클링 와인 수출에서 3분의 1을 차지하는 영국이 노딜 브렉시트를 강행하면 이탈리아 와인농가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같은날 미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존슨 총리의 취임으로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커졌다며 "가능성이 현실로 바뀔 경우 영국의 신용등급이 심각하게 악회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경제전망 수정치를 내놓으며 2019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전 분기보다 0.1%포인트 낮춘 3.2%로 전망했다. IMF는 이번 하향 조정을 놓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과 노딜 브렉시트가 위험 요소라고 지적했다.


한편 존슨 총리는 구체적인 내각 발표를 앞두고 23일 발표에서 현지 유명 방송채널인 스카이TV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앤드류 그리피스를 자신의 수석 기업 보좌관으로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그리피스는 존슨 총리의 지인으로 이번 총리 경선 기간 동안 런던 의회 근처의 고급 빌딩을 존슨 총리에게 빌려주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야당인 노동당은 총리의 친구가 벌써부터 돈으로 새 정부에 영향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비난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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