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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워치]日 악재 덮친 호텔롯데, 기관들 투자심리 급랭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18 19:05

수정 2019.07.18 19:05

운영·차환용 사모채 500억 발행
A+ 이하 강등땐 강제상환 특약
日 관광객 감소 등 불안요소 커져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한국과 일본간 갈등이 호텔롯데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투자심리마저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호텔롯데는 90% 이상이 일본계 지분에 해당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운영 및 차환자금 마련을 위해 지난 17일 사모 회사채 총 500억원어치를 찍었다. 7년물 300억원, 10년물 200억원 규모로, 교보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았다. 7년물과 10년물의 표면이율은 각각 2.136%, 1.970%로 결정됐다.

이번 사모채는 1개 이상 신용평가사로부터 A+등급 이하 평가 시 강제상환해야 한다는 특약이 걸렸다.
지난해 8월 이후 강제상환특약이 걸린 회사채 발행은 약 11개월 만이다.

호텔롯데의 신용등급은 현재 AA0수준으로 우량채에 속한다. 그러나 한일 갈등이 확대되면서 기관투자자들이 호텔롯데 채권에 대한 불안감을 다시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그룹 오너의 검찰 수사와 중국정부의 사드 여파로 강제상환특약을 걸린 사모채를 대거 발행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관련 이슈가 사그라지면서 지난달 공모채 시장에서 2000억원을 조달하기도 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일본의 수출규제 여파가 호텔롯데의 실적 부진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면서 "호텔롯데를 주로 선호했던 일본인 출장객, 관광객들의 수요가 줄어들 여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용평가사들도 한일 갈등이 호텔롯데에 미칠 영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게다가 한일 갈등의 장기화는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에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일본 수출규제에 대한 반발이 주식시장으로 확산되면서 롯데그룹 소비재 업종의 주가하락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를 올려야 하는 마당에 한일 갈등이 기업가치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호텔롯데는 지난 2016년 중 IPO를 추진하다 중단했다 재추진할 계획"이라며 "유상증자에 따른 자본확충 등 재무구조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 기업공개의 재추진 여부를 모니터링하는 한편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계열사 지분인수 등 계열사 지원 부담 추이 등에 대해서도 종합적으로 고려해 등급결정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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