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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깬 금리인하… 한은, 경기부양 택했다 [기준금리 전격 인하]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18 18:11

수정 2019.07.18 18:17

기준금리 0.25%P 전격인하
8개월만에 인상추세에서 전환..성장률 전망도 2.2%로 하향
"日보복 등 경제여건 빠르게 변화"..李총재 '긴급수혈' 결단 내린듯
예상 깬 금리인하… 한은, 경기부양 택했다 [기준금리 전격 인하]
한국은행이 18일 기준금리와 성장률 전망치를 동시에 내렸다. 금리는 0.25%포인트(p), 올해 경제성장률은 0.3%p 하향조정했다. 시장의 예측을 뛰어넘었다. 시장에서는 8월 금리인하론이 우세했다. 성장률도 0.1~0.2%포인트 내릴 것이란 게 대체적 관측이었다. 경기흐름에 대한 한은의 시각이 그만큼 부정적으로 전환했다는 방증이다.
시장과의 교감을 중요시하는 한은이 시간을 다툴 정도로 경기부양이 급했다는 의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한 두달간 경제여건이 예상외로 빨리 변화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미국 연망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에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까지 워낙 빠르게 변화해서 시장과 충분히 교감할 여유가 없었다"고 했다.

한은 금통위가 이날 기준금리를 연 1.5%로 조정하면서 한은은 지난해 11월 금리인상 이후 8개월 만에 금리 사이클을 인상에서 인하로 전환했다. 기준금리 인하는 지난 2016년 6월 인하 이후 3년 1개월 만이다.

한은은 경제성장률도 기존 4월 전망치 대비 0.3%p 내린 2.2%로 조정했다. 연초 '상저하고'였던 한은의 경기 인식이 '상저하저'로 바뀐 것이다. 한은이 내놓은 2.2%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은 지난 2009년 7월 성장률 목표치인 마이너스(-)1.6% 이후 가장 낮다. 한번에 0.3%포인트 하향조정한 것은 메르스 사태 여파에 따른 2015년 7월 이후 4년만이다.

한은의 이같은 행보는 이주열 총재 언급처럼 경기 부진이 심각한 상황임을 보여준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4월 경제전망 이후 우리 경제를 둘러싼 경제여건의 변화를 고려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2.2%, 소비자물가상승은 0.7%로 전망됐다"며 "상반기 중 수출 및 투자가 당초 예상보다 부진했고 앞으로 여건도 낙관하기 어려운 점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날 한은은 올해와 내년 잠재성장률 추정치도 기존 2.8~2.9%에서 2.5~2.6% 수준으로 낮췄다.

우리나라 경제는 대외 수출 의존도가 높다. 따라서 수출이 둔화되면 국내 설비투자가 줄고 투자부진은 가계소득 위축과 연결돼 내수 위축을 부를 수도 있다.

더구나 최근 일본과의 무역 갈등 양상이 하반기로 가면서 추가적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총재는 일본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와 관련 "한국과 일본 간 교역 규모나 산업, 기업 간 연계성을 감안하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가 현실화되고 경우에 따라 확대된다면 수출, 더 나아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은이 경기부양에 적극적 행보를 내딛뎠지만 경기의 급격한 둔화를 멈출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우선 추가경정예산의 국회 통과가 늦춰지면서 재정투입 효과가 낮아지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추경 처리 지연에 따라) 성장 견인도가 예상보다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의 특성상 글로벌 경기흐름 둔화는 계속 성장률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확실시 된다. 가계의 부채 수준 또한 높아 금리인하가 소비 여력 확대로 이어지기도 힘들다.


이 총재는 금리인하의 부작용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 총재는 금리인하에 따른 환율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해 "금리 인하가 지금 갑작스럽게 예고 없이 이뤄지는 게 아니며 시장에 어느 정도 선반영돼 있는 것으로 이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 영향과 관련 이 총재는 "주택가격 안정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의지가 강한 만큼 앞으로 통화정책운용시 상황변화를 지켜볼 것"이라고 언급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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