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노동복지

학교비정규직 총파업 2일차…"임금없는 방학이 두려워요"

뉴스1

입력 2019.07.04 13:06

수정 2019.07.04 13:45

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조합원들이 4일 오전 서울교육청 앞에서 열린 '서울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총파업 대회'에서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조합원들은 비정규직 차별 철폐, 공공부문 정규직화, 처우개선 등을 촉구했다. 2019.7.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조합원들이 4일 오전 서울교육청 앞에서 열린 '서울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총파업 대회'에서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조합원들은 비정규직 차별 철폐, 공공부문 정규직화, 처우개선 등을 촉구했다. 2019.7.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조합원들이 4일 오전 서울교육청 앞에서 열린 '서울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총파업 대회'에서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조합원들은 비정규직 차별 철폐, 공공부문 정규직화, 처우개선 등을 촉구했다.<div id='ad_body2' class='ad_center'></div> 2019.7.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조합원들이 4일 오전 서울교육청 앞에서 열린 '서울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총파업 대회'에서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조합원들은 비정규직 차별 철폐, 공공부문 정규직화, 처우개선 등을 촉구했다. 2019.7.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전국학부모단체연합 회원들이 4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민주노총 학교비정규직노조의 총 파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019.7.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전국학부모단체연합 회원들이 4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민주노총 학교비정규직노조의 총 파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019.7.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 = "학교 비정규직은 방학 동안 임금이 없어요. 생활비가 없어서 너무 방학이 두려워요. 최소한 우리도 정규직처럼 방학 기간 걱정 없이 안정된 생활을 하고 싶어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총파업 2일 차에 돌입했다. 이들은 공정임금제 실현과 비정규직 철폐를 요구하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당장 눈에 보이는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부터 없어지길 바라고 있었다.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 소속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서울지부와 전국학교비정규직 노동조합 서울지부 등 2000여명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 교육청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총파업을 이어갔다.

이날 학교 비정규직의 현실에 대해 가장 많은 지적이 나온 부분은 방학 중 임금 문제였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방학 때 근속수당 외에는 임금을 받지 못한다. 이들은 최소한의 생계비도 벌지 못하는 방학은 강제 실업이나 마찬가지라고 입을 모았다.

김규희 서울일반노동조합 학교급식지부 서대문지회장은 "방학 기간 생활고 때문에 너무 힘들다"며 "최소한의 안정된 생활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지회장은 방학 중 상을 당했는데 학기 중이 아니라는 이유로 특별 유급휴가도 받지 못했다는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김 지회장은 또 "자녀가 결혼하면 특별휴가를 받아야 하는데 토요일에 결혼하면 그마저도 받지 못한다"며 "자녀는 꼭 일요일에만 결혼하고, 상을 당해도 학기 중에만 당하라는 말이냐"고 호소했다.

급식 조리사로 10년째 일하고 있다는 박모씨는 "일한 지 10년 차인데 수당 포함해 월급이 200만원이 안된다"며 "그마저도 방학은 임금을 못 받아 최저임금도 안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학비연대에 따르면 방학 중 근무를 하지 않는 교무실무사나 조리실무사 등 학교 비정규직의 10년차 연봉 총액은 약 2310만원으로 정규직 대비 60.7% 수준이다. 10년차 9급 공무원의 경우 약 3800만원 정도를 수령한다.

방학 중 임금을 받지 못하는 문제 외에도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일하는 현장에서도 정규직에 비해 존중받지 못하고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다며 경험담을 쏟아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급식 조리사로 일하고 있다는 정모씨(44)는 "우리가 뭘 요청하면 너무 오래 걸리는 게 가장 서럽다"며 "급식실이 너무 더워서 선풍기 몇 대만 추가로 놓아달라고 했는데 그마저도 한참 걸렸다"고 털어놨다.

이어 "교직원들이 얘기하면 빠르게 처리되는 것 같은데 우리는 뭘 하나 얘기해도 가장 뒷순위인 것 같다"고 한탄했다.

학교 비정규직의 열악한 노동 환경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또 다른 초등학교 급식 조리사로 일하고 있는 김모씨는 "아이들 밥을 해줘야 하는데 이 자리에 나오면서 마음이 아팠다"면서도 "마음 한편이 무겁지만 더 좋은 환경에서 더 맛있는 밥을 해주기 위해 이 자리에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도을순 서울일반노조 급식지부장은 "우리는 비정규직을 철폐하고 차별을 없애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저희가 일하고 있는 환경이나 노동 강도를 교육청이나 학교에서 파악해 더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학비연대는 이날 "교육청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구분하고 또 비정규직을 무기계약직과 기간제 노동자로 구분하고 있다"며 "청소나 야간당직, 시설관리 등 직접 고용으로 전환된 노동자도 별도로 특수운영직군이라 부르며 특별 취급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이중 삼중의 차별 굴레를 씌우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정부 임기 내 비정규직의 임금 수준을 정규직의 80%까지 올려 공정임금제를 실현하고, 교육공무직제의 법적 근거를 마련해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5일 오전 10시에도 서울시 교육청 앞에 모여 파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이날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집회 장소에서 불과 10m가량 떨어져 있는 곳에서는 전국학부모단체연합에서 10여명이 나와 "노조 파업으로 교육 중단이 말이 되느냐"며 "민주노총은 해체하라"고 외치기도 했다.
다만 학교 비정규직 측과 직접적인 충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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