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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집값 왜 오르나 …"유동성+규제의 역설"

뉴스1

입력 2019.06.27 14:55

수정 2019.06.27 14:55

서울 아파트 모습.(뉴스1 자료사진)©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 아파트 모습.(뉴스1 자료사진)©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 시내 공인중개업소 모습.(뉴스1 자료사진)© News1
서울 시내 공인중개업소 모습.(뉴스1 자료사진)© News1


강남 중형 아파트값도 10억원대 회복…"호가, 작년 고점 넘어"
"정부 추가 규제 시사…하반기, 횡보 장세 보일 것"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시작한 집값 반등세가 서울 전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강남지역 중형 아파트값이 최근 10억원을 회복한 데 이어 서울 아파트가격도 8개월 만에 하락세에서 벗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강남 집값 상승과 서울 집값 회복세를 이끈 원동력이 무엇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규제 불확실성이 사라져 매수심리가 살아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계속된 규제로 매물 품귀 현상이 발생해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규제의 역설'이 나타난 결과라는 것이다.

◇서울 8개월 만에 하락세 탈출…강남지역 중형 아파트 10억원대 회복

2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서울 집값은 보합을 기록했다.
지난해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11월 첫째 주부터 시작한 하락세에서 33주 만에 벗어났다. 서울 부동산시장을 이끄는 강남3구는 지난해 10월 3주 이후 처음으로 동반 상승했다.

서울 집값 하락세 탈출은 시간문제였다. 집값 선행지수로 불리는 'KB 선도아파트 50'은 4월 저점을 찍고 두 달 연속 상승했다. 실제 가격도 오름세다. 6월 서울 강남지역 중형 아파트 매매가격은 다시 10억원을 돌파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6월 강남지역 중형(전용면적 62.8㎡ 이상~95.9㎡) 평균 매매가격은 10억238만원을 기록했다. 지난 4~5월 9억원대로 하락했다가 6월 들어 다시 10억원대로 올라서며 올 1월(10억1274만원) 최고가 수준에 근접했다. 호가는 이미 지난해 고점 수준을 넘어섰다는 게 시장의 반응이다. 서초구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매물을 거둬 들이거나 호가를 높이는 집주인이 허다하다"고 귀띔했다.

◇집값 상승 배경 "풍부한 유동성+불확실성 해소에 매수심리 회복"

전문가들은 서울 집값 상승의 주된 원인은 풍부한 유동성에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광의통화(M2)는 2767조 9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6.6% 증가했다. M2는 시중 유동성을 판단하는 지표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커져 시중에 돈이 더 풀릴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막대한 유동자금의 부동산 시장 유입 여부다. 올해 초만 해도 정부 대출 규제에 공시가격 상승, 3기 신도시 발표 등 변수까지 더해져 유동성 유입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5월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매수심리가 살아나 자금 유입이 본격화했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더해져 매수세는 살아났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강남 집값의 불안한 움직임은 시장 악재가 많이 희석됐기 때문"이라며 "시장의 가장 큰 위협 요인이었던 금리가 시장에 우호적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김규정 NH 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저금리로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서울 부동산 만한 투자처가 없다는 인식이 깔리면서 실수요와 투자 모두 살아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집값 반등 배경에 '규제의 역설'을 꼽는 전문가도 많았다. 대출을 비롯해 양도소득세 등 세제, 재건축 재개발 등 공급까지 정부가 전방위적으로 부동산 규제를 펼치면서 매물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 소장은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로 다주택자가 선뜻 집을 팔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전했다. 함영진 직방빅데이터랩 랩장은 "정부 규제로 거래가 제한적"이라며 "유동 자금 유입에 시장 매물이 적다 보니 서울서 괜찮은 매물이 나오면 그냥 사버리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량 제한적…하반기 횡보 장세 보일 것"

다만 거래량이 적고 정부가 추가 규제도 시사해 앞으로 서울 집값은 횡보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거래량이 많지 않고 전셋값이 비교적 안정적인 상황이라 일시적 반등으로 보는 것이 맞을 것"이라며 "7~8월 비수기에도 강보합세가 이어진다면 분위기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수석전문위원은 "서울 아파트는 지난해와 같은 (폭등) 장세가 들어서긴 힘들 것"이라며 "대출 규제가 시장을 옥죄고 있고 거시경제도 불안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가격이 크게 하락할 가능성은 작지만 크게 오르기도 힘들다"며 "하반기 서울 아파트시장은 거래 소강 속 가격만 강보합세를 유지하는 양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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