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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비건" 비핵화 25년간 실패한 방식 넘어서야..유연한 접근 필요"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20 09:21

수정 2019.06.20 09:21

美 비건 특별대표 "비핵화, 유연한 접근 방식 필요"
25년간 실패한 방식, '다자 해결책'에 대해선 '경계'
시진핑 訪北에는 간접적 압박 발언 지속 신경전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사진=뉴시스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사진=뉴시스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싱크탱크인 애틀랜틱카운슬 행사에서 "비핵화는 북한의 결단으로 충분히 가능한 일이고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 25년간 실패한 방식을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건 대표는 비핵화를 위한 북미협상의 문은 활짝 열려 있고 멀지 않은 시일 내에 실질적인 방식으로 대화가 재개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북미 양측은 지난해 6월 합의한 싱가포르 4개항 기본원칙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4개항은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보장, 북미 관계 정상화 추진, 6·25 전쟁 전사자 유해송환으로 구성돼 있다. 비건 대표는 "실무협상이 재개되면 미국은 북한이 약속한 모든 내용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면서 북미 대화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미국과 북한 (비핵화를 위한) 유연한 접근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고, 이것만이 외교를 통해 진전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면서 다시 실무협상이 시작될 때 건설적이고 진전을 촉진할 수 있는 계획들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에 대해서는 "결과를 지켜보자"고 말을 아끼면서 "중국 역시 한반도 평화와 안정상태를 조성하고 싶어하고 한반도 내 대량살상무기(WMD) 제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비건 대표가 북·중 정상회담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으면서 중국도 미국과 국제사회와 마찬가지로 비핵화·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같은 입장이라는 것을 밝힌 의도는 북·중 연대가 미국 대북정책에 미칠 부정적 영향력을 선제적으로 낮추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이어 "중국은 (대북정책에 있어) 100% 우리와 동의한다"면서 "시 주석이 방북을 통해 건설적 메시지 전달을 계속하기를 매우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 역시 중국을 간접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시 주석은 20일 북한을 찾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정상회담을 갖는다.
중국 지도자가 14년 만에 북한을 찾는 만큼 김 위원장이 직접 공항에 나와 시 주석을 영접하고 만찬과 공연 관람 등을 함께 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의 방북을 두고 중국은 북한을 지렛대 삼아 미중무역 분쟁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의도를, 북한은 중국을 배경으로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노림수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회담이라는 것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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