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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시간·비용절감 탁월… 국내기술로 수직구 공법 ‘업그레이드’

김민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18 18:24

수정 2019.06.19 09:02

RSF 수직구 시험 시공 착공식
대우·대림 등 건설업체 '관심'
GTX·신안선 공사 등 도입 기대
충청남도 부여군 석성면에 위치한 ㈜한길 제5공장 부지에서 R.S.F. 수직구 시험 시공 착공식이 진행되고 있다. R.S.F 공법은 가시설 공사를 배제하고 단순 공정으로 작업을 진행, 간접비 절감효과가 크고 공사 리스크도 방지해 실행률도 향상시킨다. 사진=김민기 기자
충청남도 부여군 석성면에 위치한 ㈜한길 제5공장 부지에서 R.S.F. 수직구 시험 시공 착공식이 진행되고 있다. R.S.F 공법은 가시설 공사를 배제하고 단순 공정으로 작업을 진행, 간접비 절감효과가 크고 공사 리스크도 방지해 실행률도 향상시킨다. 사진=김민기 기자

【부여(충남)=김민기 기자】최근 지하철도나 지하차도, 전력·통신 지중화 사업 등에 이용되는 수직구 공사에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인 신공법이 개발되면서 토목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특히 이 공법은 공장에서 정밀하게 제작된 링(Ring) 모양의 콘크리트 세그먼트를 지반에 하향시키는 공법으로 공사에 차지하는 공간도 적고 공기도 획기적으로 단축시킨다.
향후 GTX, 신안산선 등 지하철도 공사 이외에 영동대교 지하화 공사 등 대형 프로젝트에도 대거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2일 충청남도 부여군 석성면에 위치한 ㈜한길 제5공장 부지에는 RSF 수직구 시험 시공 현장설명회를 보기 위해 철도업계 관계자 60여명이 모였다.

이날 착공식에는 광역급행철도(GTX) 시공을 맡은 대우건설과 대림건설 현장 관계자를 비롯해 신안산선을 시공하는 넥스트트레인의 포스코건설 관계자, 전문건설업체 6곳, 카이스트와 순천대 교수 등 신공법을 보기 위해 먼 길을 마다하고 달려왔다.

이 공법은 이미 해외에서 적용되고 있는 콘크리트 세그먼트 공법으로 국내 중소업체인 주식회사 더강이 국내 현실에 맞게 보완해 특허를 냈다. R.S.F(Ring Segment Fastener) 수직구 공법으로 불리는 이 공법은 복잡한 공정의 수직구 건설을 단순화 시킨 게 핵심이다. 3년여의 연구 개발 끝에 관련특허 4건, 디자인등록 8건을 얻고 이날 신기술 지정을 위한 현장 시험시공 현장설명회를 연 것이다.

이 공법은 지상에서 블록을 조립하듯 콘크리트 세그먼트를 결합해 수직구 본체를 지반에 하향 침설시키는 공법이다. 우선 수직구가 설치되는 위치에 ‘강재슈’라고 불리는 강철로 된 지지대를 설치한 후 링 모양의 콘크리트 세그먼트를 조립한다. 그리고 콘크리트 링 주변에는 '가이드월'이라는 기초 타설을 실시해 단단하게 고정시킨다. 이후 포크레인으로 땅을 파고 들어가면 콘크리트 구조체가 자연스레 실린더처럼 땅 밑으로 파고들어간다. 그러면 그 위로 또 다시 콘크리트 세그먼트를 지상에서 결합해 올리고 압입기로 콘크리트를 누르면서 수직구 본체 세그먼트를 하향 침설시킨다.

이 공법의 장점은 기존 공법과 달리 안정성과 효율성은 물론 공사기간 단축과 공사 비용 절감에도 탁월하다는 점이다. 기존 터널공사는 수직구를 뚫기 위해 땅을 파고 일일이 가시설을 만들어 공사를 진행하다보니 번거롭고 공사 공간도 많이 차지했다. 가시설을 장기간 유지관리하면서 비용도 많이 들고 지반침하, 싱크홀 등 안전에도 위험이 많았다. 도심의 경우 넓은 작업장 부지를 확보해야돼 임대 비용도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R.S.F 공법은 가시설 공사를 배제하고 단순 공정으로 작업을 하다보니 간접비 절감효과가 크고 공사 리스크도 방지해 실행률도 향상시켰다. 공사도중 지하수가 터져나와도 콘크리트 구조체가 막고 있어 공사에 어려움이 없다.

공사 도중 암반지반이 나올 경우 암반 발파에도 라이닝 본체와 강재슈가 저항해 안정성도 우수하다는 설명이다.

김선석 더강 대표는 “국토교통부에서 시행중인 지하안전영향평가에 부합하는 최적의 공법이라 국내 철도 및 도로 터널공사 수직구 건설의 새로운 기점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 빠른 시공 안정성과 경제성 확보 등이 가능한 공법이라 건설사들이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시험시공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건설사 관계자들도 이 공법을 도입하는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신안산선이나 GTX의 경우 도심을 지나가는 지하철이라 이 공법이 적용되면 공기단축이나 안전성 면에서 효과적이다. 최근 3기 신도시 지정 등으로 교통 인프라 문제가 대두되는 상황에서 이 공법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시공사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 다양한 수직구 공법이 있는 상황에서 신기술 적용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면서 “이미 해외에서는 이러한 공법이 사용되고 있어 안정성면에서도 크게 걱정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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