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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워치] 상장 보류된 이랜드리테일, 자산유동화로 자금 숨통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14 17:36

수정 2019.06.14 17:36

대출채권 유동화로 500억 조달
프리IPO 투자자 지분 매입 위해 케이스위스 매각 등 현금 확보
[마켓워치] 상장 보류된 이랜드리테일, 자산유동화로 자금 숨통

상장(IPO)이 잠정 보류된 이랜드리테일이 자산유동화로 조달을 이어가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리테일은 지난 10일 대출채권 등을 유동화해 500억원을 조달했다.

주관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이 특수목적법인(SPC) 키스아이비플러스 제23차를 세우고, SPC는 기초자산을 토대로 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하는 구조다. 기초자산은 이랜드리테일의 대출채권과 부수담보권이다. 이랜드리테일의 단기신용등급은 A3+수준이지만 한국투자증권이 신용보강에 나서면서 해당 유동화증권의 신용등급은 A1 수준으로 평가됐다.

이랜드리테일의 자산유동화부채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자산유동화부채는 1385억원으로, 2017년 12월 말(609억원) 대비 두 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또 채권 만기에 대해서도 현금상환하기보다 차환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이랜드리테일은 지난 4월 SPC(키스아이비플러스 제19차·케이씨 제1차)를 통해 4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 기업어음(ABCP)을 발행했다. 지난해 4월 발행한 ABCP의 만기가 도래함에 따라 만기일을 2020년 4월 9일까지 연기한 것이다.

이처럼 회사가 자산을 담보로 조달에 나선 데는 이랜드리테일의 IPO가 지연되면서 현금소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랜드리테일은 2017년 프리IPO 약정에 따라 외부 투자자가 지분 69.7%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상장을 추진했지만 보류된 상태다.

이에 프리IPO 투자자가 보유한 이랜드리테일 투자지분을 구주 매출로 회수할 계획이었으나 IPO가 잠정 보류되면서 이랜드리테일이 프리IPO 투자자가 보유한 지분을 약 4840억원에 전량 자사주로 매입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이랜드리테일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 3158억원, 현금화가 용이한 단기금융상품 1210억원 등을 고려하면 현금 사정이 빠듯하다. 이에 따라 올해 1500억원 규모의 5개 점포매각, 케이스위스(K-Swiss) 매각 등을 통해 현금 확보에 나서기도 했다.

한편 자본시장에서는 이랜드리테일의 꾸준한 조달을 위해선 신용도 관리가 관건이라고 지적한다.
유동화증권에 대한 트리거(조기지급사유)가 신용등급과 연계됐기 때문이다. 이랜드리테일의 자산유동화부채에 대해 신용을 보증한 IBK기업은행, 유안타증권, 동부증권 등 금융사는이랜드리테일의 신용등급이 BBB-(무보증 회사채 등급), A3-(단기 신용등급) 미만으로 하락 시 해당 유동화부채를 조기지급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랜드리테일의 현재 신용등급은 BBB+, A3+ 수준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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