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롯데 수성? 신세계 점령?… 영등포역사 운영권 놓고 긴장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12 17:24 수정 : 2019.06.15 00:29

영등포역 유통매장 운영권 다툼

'롯데의 수성이냐, 신세계의 점령이냐'

연간 5000억원 매출을 내는 영등포 역사 유통매장 운영권을 놓고 롯데와 신세계가 전면전을 앞두고 있다. 32년 간 영등포역사 운영권을 갖고 있던 롯데는 전력을 기울여 수성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목전에서 백화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는 영등포 역사까지 삼켜 지역 패권을 장악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신세계는 지난해 인천터미널 역사내 유통매장 운영권을 롯데에 내주면서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이번 영등포점 공략을 통해 신세계의 대반격이 예상된다. 영등포역사는 KTX와 지하철 1호선 등이 정차하는 교통의 요충지다. 롯데 영등포역사는 서울역사 롯데마트의 연매출 1500억원보다 3.3배나 많다. 롯데백화점 전국 점포중 5위권이다.

■롯데, 신세계타운에 방어

지난 11일 찾은 영등포역 인근에선 평화로운 가운데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불과 300m 거리에 자리한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이 수성과 공성전을 앞둔 양대 세력처럼 보였다.

붉은 빛 로고가 상징색인 롯데백화점은 올 여름을 맞아 'Find Your Blue'란 문구와 함께 시원한 푸른색으로 매장 전체를 새 단장했다.

하루 유동인구가 15만 명에 이르는 영등포역사에 자리를 틀고 앉은 덕분인지, 평일임에도 많은 고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연말 종료하는 영등포역 상업시설 임대 계약종료를 앞두고 신세계백화점과 AK플라자가 도전장을 던진 이유를 알만 했다.

이커머스가 떠오르고 오프라인 상권이 위기에 놓였다고 하지만 영등포역사는 알짜 중 알짜다. 꼬박꼬박 연매출 5000억원 상당이 나오는 데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무너지는 미래엔 활용가치가 더욱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등포는 도전자 신세계에도 주요 거점이다. 직선거리로 불과 300m 남짓에 기존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이 자리해, 역사를 차지할 경우 영등포 중심가를 한 손에 거머쥘 수 있다. 영등포 지역은 이미 지하를 통해 연결돼 있어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기도 하다.

1984년부터 영등포점을 운영해온 신세계백화점은 강남과 부산 센텀시티 등에서 대규모 유통시설을 운영해온 노하우가 있어 롯데에 비해서도 밀릴 게 없다는 입장이다. 각지에서 성업 중인 스타필드로 기존 백화점을 변신시켜 타임스퀘어와 함께 대규모 복합시설로 꾸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 현재 타임스퀘어 일부 관을 임대해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백화점이 기존 영등포점을 스타필드로 재단장할 경우, 영등포가 인근 시민들을 빨아들이는 더욱 큰 상권으로 거듭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이외에 서울 홍대 번화가에 AK플라자를 여는 등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AK도 무시할 수 없는 경쟁자다.

■20년 운영권은 입찰가격에 달려

사전심사에선 3업체의 구체적인 순위가 공개되지 않았다. 문제는 역시 액수다. 사전심사에 참여한 세 개 업체가 모두 기준점을 넘긴 상황에서 공개입찰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업체가 역사 운영권을 낙찰 받기 때문이다.

오는 17일 온비드(한국자산관리공사 전자자산처분시스템) 공개경쟁 입찰을 거쳐 28일 낙찰자가 나온다. 경쟁에서 이기면 6개월의 인수인계를 거쳐 내년 1월부터 최대 20년 간 운영권을 갖는다. 입점 업체들도 긴장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운영권이 넘어가면 두 백화점에 모두 입점한 같은 브랜드 가운데 하나는 없어지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크다.


실제 신세계백화점 인천터미널점이 넘어가는 과정에서도 기존 롯데백화점 인천점과 부평점 직원들의 고용과 관계된 잡음이 적지 않았다.

신규 점포 입찰과정에서 고용승계와 상생안이 요구되는 반면, 기존 운영하던 점포는 제약이 크지 않아 도리어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 이날 만난 입점업주 다수가 이 같은 우려를 표했지만 불이익을 예상해서인지 구체적인 말을 아꼈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네이버채널안내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광고 닫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