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황교안 '신중', 나경원 '강경'…한국당 지도부, 상반된 행보

뉴스1

입력 2019.06.10 16:12

수정 2019.06.10 16:12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19.6.10/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19.6.10/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며 대화를 하고 있다. 2019.6.10/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며 대화를 하고 있다. 2019.6.10/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황교안, 親청년·여성 메시지 주력…나경원은 연일 거센 공세
'역할분담' 평가 속 '불협화음' 관측도…논란 지속도 고민

(서울=뉴스1) 강성규 기자 = 패스트트랙 정국 이후 여야 대치정국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대여·정부투쟁에 나서고 있는 한국당의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황교안 당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이른바 현충일 '약산 김원봉 추념사' 등 정국 현안과 논란거리를 둘러싼 공방에 가세하지 않으며 신중한 행보를 보이는데 반해, 나경원 원내대표는 연일 이를 거론하고 날선 비판을 쏟아내며 강경한 태도로 나서고 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는 대조되는 발언을 내놓았다.

황 대표는 대정부 공세는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이었으며 회의 공개발언 상당수를 청년과 여성에 보내는 메시지에 할애했다.

황 대표는 "이 정권의 경제폭정으로 어려워진 상황이지만 청년, 여성들은 희망을 꺾지 않고 모두가 열심히 미래를 위해 뛰고 계셨다"며 "우리 당이 진정성을 가지고 청년과 여성에게 다가간다면 충분히 그들의 사랑과 신뢰를 받을 수 있다는 확신도 가지게 됐다"고 밝혔다.

반면 나 원내대표는 정부의 경제·외교 정책과 문재인 대통령의 '이념갈등 증폭' 행보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나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을 겨냥해 "정치갈등만 부추기고, 북유럽 순방 전 (교착정국의 원인에 대해) 국회 탓을 하고 떠났다"며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릴 생각 말고 정부 정책을 근본적으로 수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황 대표의 최근 한층 더 신중해진 행보는 민생투쟁대장정 2기 개시와 지난 6일 취임 100일을 맞아 선언한 '청년·여성 친화정당'을 실현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또 한국당의 우경화 논란과 더불어 중도층과 보수진영 취약층으로의 외연확장에 걸림돌로 지목되는 막말 논란을 차단하고, 여당 등의 '이념·막말 프레임' 공세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의도로도 읽힌다.

이와 관련, 황 대표는 당 인사들의 막말 논란이 잇따라 불거진 지난달 말부터 여당의 막말 프레임 공세에 휩쓸리지 않도록 '자중'할 것을 거듭 당부했으며, 당내에선 '막말 삼진아웃제' 도입 등 대상자에 대한 공천 불이익까지 거론되고 있다.

반대로 나 원내대표의 강경태세는 원내 수장으로서 강공을 통해 대여 투쟁·협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한 동력과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에 더해 황 대표의 '막말 자제령'에 대한 우려도 당내에서 적지않게 표출되고 있는만큼, 반발 기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의원들 달래기용'이라는 견해도 있다.

실제 한 중도성향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정부여당의 일방적 국정운영에 맞서기 위해선 강경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타당한 비판을 해도 내용, 시기, 장소 등 한가지만 어긋나도 막말 프레임에 휩쓸리게 된다"며 "이를 공천 배제 등으로 강제하는 것보다는 스스로 자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옳지 않나"라고 말했다.

당내에선 이런 상반된 태도를 통해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 사이 '역할분담'이 자연스레 이뤄졌다는 평이 나온다.

황 대표가 청년·여성층의 눈높이에 맞춰 중도층 품기에 나서고, 나 원내대표는 강경투쟁의 선봉장으로서 당 의원들과 전통보수층 결집을 도모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당 지도부·구성원들 사이에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과거에도 여러차례 논란에 직면한 바 있는 민경욱 당 대변인과 차명진 경기 부천시소사구 당협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겨냥한 '천렵질' '빨갱이' 발언으로 또다시 도마에 오르는 등 황 대표의 요청에도 막말 논란이 숙지지 않고 있는 점도 한국당으로선 고민거리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뉴스1과 통화에서 "대표가 온화하고 포용력있는 스탠스를 유지한다면 원내대표가 강경노선을 통해 이를 뒷받침 해주는 것이 자연스런 역할분담"이라면서도 "황 대표가 조심스러운 태도로만 일관하면 오히려 당내 혼선을 가중시키고 여당에 공세의 빌미만 제공하게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원칙과 기준을 확실히 정해 여당의 비판이 과도한 공세라고 생각하면 제 목소리를 내며 맞서든지, 특정인이 정말 막말을 했다고 생각하면 대상자에게 명확한 책임을 물어 기강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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