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현장 사실상 올스톱'…중소건설사, 고공농성 '후폭풍'

뉴시스 입력 :2019.06.05 16:37 수정 : 2019.06.05 16:37

지난 3일 오후 5시 양대 노조 고공농성 돌입 노조 추산 2008대 가동 멈춰…전체 절반 차지 건설사, 저층공사 진행 등 임시방편 대처 중 중견·중소업체, 장비 투입 비용 수백만원 내야 공기 늦춰질 경우 입주 지연돼 보상금 부담도 건설노조 "정부 협의시 이번주 내 농성 철회"

【세종=뉴시스】이영환 기자 =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타워크레인 양대 노조가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 4일 세종시의 한 공사장에 타워크레인이 멈춰 서있는 가운데 '시한폭탄 소형타워크레인 즉각폐기'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2019.06.04.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김가윤 기자 = "저층 공사는 다 끝내고 고층 공사만 남아서 대체 장비 투입도 못하고 사실상 전국 모든 현장이 '올 스톱' 됐어요. 이러다 입주가 미뤄지면 보상금이 만만치 않아요. 안 그래도 건설경기가 안 좋은데 걱정입니다."

중견업체A 관계자는 노동조합의 고공농성을 '시한폭탄'이라고 얘기했다. 당장 2~3일 정도는 버틸 수 있겠지만 장기화되면 입주 지연으로 막대한 보상금을 물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체 장비로 급하게 투입되는 이동식 크레인으로는 저층 공사만 진행할 수 있다.
준공을 앞둬 공정률이 높은 현장에선 고층 공사를 진행할 장비가 없어 손 놓을 수밖에 없다. 이 중견업체는 전국 15개 현장에 50대를 투입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조합원이 운행하는 38대가 멈춰있다고 전했다.

중소업체의 경우 이동식 크레인을 투입한다고 해도 문제다. 보통 크레인은 장기 대여를 하기 때문에 하루 이틀 대여를 할 경우 수 백 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파업이 이번 주 내 끝나면 손실이 몇 백 만원에서 그치겠지만 장기화될 경우 막대한 손실을 감당해야 한다.

중소업체B 관계자는 "타워크레인을 사용하는 기간은 보통 18~20개월 정도, 전체 공기에서 50~60%를 차지하기 때문에 장기화되면 공기를 맞추는 데 차질이 생긴다"며 "현장이 멈추면 거기에 투입됐던 협력업체 일용직들도 일을 못해 손을 놓게 된다"고 말했다.

전국의 건설현장이 건설노조 파업의 후폭풍에 휩싸였다. 전체 공사 과정의 3분의 2가량에 투입되는 타워크레인이 양대 노조의 파업으로 가동이 어려워지자 혼란을 겪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5시부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전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조는 본격적인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건설노조 소속 1224대, 한국노총 소속 785대, 총 2009대가 가동을 멈춘 상태다. 한국노총 소속 조합원 한 명이 지난 4일 오후 건강상의 문제로 고공농성을 중단해 한국노총은 현재 784대가 파업 중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조사한 대형·소형 타워크레인 등록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대형 타워크레인은 4475대, 소형 타워크레인은 1808대 등록돼 있어 사실상 50%가 멈춰있다고 볼 수 있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타워크레인 양대 노조가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4일 오전 서울 신길동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 소형타워크레인과 타워크레인이 설치되어 있다. 건설노조는 “소형타워크레인은 제대로된 등록기준을 갖고 있지 않고 검사도 엉터리로 진행되고 있다. 안전하지 않다”며 "국토부가 소형타워크레인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와 확실한 대책 마련을 하지 않을 경우 전국의 타워크레인은 계속 멈춰서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19.06.04. park7691@newsis.com
이에 대부분의 건설사들은 저층공사를 먼저 진행하는 등 임시방편을 통해 대처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당장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다"면서 "현재 타워크레인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다른 건설공정으로 돌려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파업에 대비해 작업에 필요한 양중작업 등은 사전에 실시해 단기적으로는 공사진행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당장 공사를 중단한 현장은 없다"고 전했다. 이어 "노조원과 비노조원의 타워크레인이 혼재돼 있는데 비노조원이 운전하는 타워크레인은 정상 운영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중견·중소 건설업체는 이동식 크레인 등 대체 장비를 투입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 곤란한 상황을 겪고 있다. 장기화될 경우엔 큰 타격을 입게 돼 '전전긍긍'한 모습이다.

중견업체C 관계자는 "대형 타워크레인은 크레인 기사 한 명이 공사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책임지고 진행하기 때문에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이러다가 정해진 공기를 맞추지 못할까봐 걱정되고 대체 장비 투입하는 비용도 장기화되면 부담"이라고 전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현장을 진행하다보면 변수가 많아 그런 걸 감안하고 진행하기 때문에 하루 이틀 정도는 중소업체도 버틸 수 있겠지만 사실 2~3일도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특히 중소업체가 공기가 빡빡하고 공사비가 적게 책정된 현장을 맡은 경우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 4일부터 노조와 접촉을 시작해 소형크레인 장비의 지브(Jib·크레인의 ‘T’자 모양에서 가로로 뻗어 있는 부분)’ 길이를 30m 이내로 제한하고, 이 장비를 운용하는 조종사의 자격요건 등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건설노조는 정부로부터 요구하는 바를 이끌어내면 이번 주 내라도 농성을 철회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국노총 역시 정부가 구체적인 안전 대책을 마련한다면 내부 절차를 거쳐 파업을 끝낼 계획이지만, 이번 주 내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혀 파업이 다음 주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yoon@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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