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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협상만 바라보는 원·달러 환율 [무역분쟁 '희토류'로 확전 조짐]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30 17:50

수정 2019.05.30 17:50

최악 시나리오땐 1200원 뚫릴수도
내달말 G20 정상회의 촉각..결렬땐 원화 가치 더 하락할듯
무역협상만 바라보는 원·달러 환율 [무역분쟁 '희토류'로 확전 조짐]

원·달러 환율이 다시 1200원 선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의 결과에 따라 환율이 다시 급등하는 모습이 연출될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6월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만남 결과에 따라 환율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5.1원 내린 1188.8원에 마감했다. 이달 원·달러 환율은 1160원대 중반에 시작했지만 연일 상승세를 기록, 1190원대 중반까지 올랐다. 지난 17일에는 1195.7원으로 연고점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의 급등(원화 약세)을 부른 것은 불확실성이다. 미·중 무역협상이 예상과 달리 결렬될 것이라는 위기감에 시장이 반응한 것이다.

향후 원·달러 환율 흐름도 미·중 무역협상의 결과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무역협상 관련 가능한 시나리오는 △극적 타결 △G20 정상회의를 통해 미·중 협상 지속 약속 및 관세 부과 연기 △최종 결렬 등 3가지로 압축된다. 시장에서는 협상을 지속하고 관세 부과를 연기하는 결론에 도달할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본다. 이 경우 달러화 강세는 약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하향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 양국이 극적 타협할 경우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G20에서 미·중 무역협상이 최종 결렬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미국과 중국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나타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화 쏠림 현상이 더 강해질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도 1200원 선을 넘어 상승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위안화도 걱정거리다. 원화와 위안화는 동조화 현상이 강하다. 최근 원화의 약세는 위안화가 달러당 7위안에 근접할 정도로 약세를 보이자 원화도 약세 압력을 받았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갈등 격화로 중국의 대미 수출이 줄게 되면 중국 정부가 수출업체의 가격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위안화 약세를 용인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 문제에서는 경상수지의 흐름과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등이 변수다. 특히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나오거나 실제로 한은이 금리를 인하할 경우엔 원화 약세를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에서는 4월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과 부진한 수출에 따른 경상수지 규모 축소 등은 이미 환율에 반영됐다고 평가한다. 김학균 신영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부진을 감안하더라도 경상수지 흑자가 적자로 반전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일시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선을 넘어설 수는 있겠지만 원화의 추가 약세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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