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꺾이는 세계경제, 악화되는 교역.. 한국 경상흑자 목표 달성 빨간불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27 17:37

수정 2019.05.27 17:37

미-중 갈등에 상품수지 위축 전망
KDI "올, 작년보다 흑자 줄어들 것"
꺾이는 세계경제, 악화되는 교역.. 한국 경상흑자 목표 달성 빨간불

미·중 무역갈등 격화 흐름 속에 경상수지 목표치 달성이 불확실해지고 있다. 세계 경제성장세가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대두된 만큼 우리 경상수지 흑자에서 비중이 높은 상품수지가 큰 폭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지난 4월 전망치 기준)는 665억달러다. 올 상반기 245억달러가 예상되며 하반기에는 420억달러 수준을 보일 전망이다. 이는 미·중 무역갈등이 본격화되기 이전의 전망치라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우리나라 경상수지의 경우 상품수지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상품수지 흑자규모는 1118억7000만달러였고,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764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글로벌 교역이 악화되면 우리 상품수지 흑자는 위축되고, 이는 경상수지 축소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당장 올 2·4분기부터 적신호가 켜질 것으로 관측됐다. 먼저 올 배당액 송금이 집중되는 4월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적자로 전환되지 않더라도 흑자 규모가 최소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미·중 무역갈등이 5월과 6월 우리 교역을 위축시킬 수도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은 257억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1.7% 감소했다. 조업일수는 작년 동기에 비해 0.5일 늘었지만 일평균 수출액은 19억달러로 15.0% 줄어든 상태다.

이에 따라 국내 연구기관 중 가장 최근 전망치를 발표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미·중 무역분쟁 등 세계 무역 위축 가능성을 반영해 올해 경상수지 흑자를 582억달러로 봤다. 상반기의 경우 242억달러로 예상했다. 이미 올 상반기부터 한은 전망치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예측된 것이다. KDI는 보고서에서 "경상수지는 교역조건 악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올해는 수출부진으로 2018년(764억달러)보다 축소된 582억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며 "상품수지는 수출금액이 감소하면서 큰 폭으로 축소된 859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세계경제 성장 전망을 지난해 11월 3.5%에서 지난 3월 3.3.%로 하향조정한 데 이어 이달에는 3.2% 낮췄다.
올해 세계교역 전망도 지난해 11월 3.7%로 관측했지만 이달에는 2.1%로 크게 내렸다. 미·중 무역갈등 격화 등에 의한 보호무역주의 심화나 이에 따른 중국 경기둔화 등이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는 "설비투자 감소로 줄어든 수입과 최근 원화 약세는 경상수지를 늘리는 요소지만 수출 감소와 단가하락 영향으로 경상수지는 줄어들 것"이라며 "미·중 무역갈등과 환율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결정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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