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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추억의 경춘선, 6㎞ 숲길 완성.. 매구간 마다 발로 뛰어 문제 해결"

안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27 17:35

수정 2019.05.27 17:35

최윤종 서울시 푸른도시국장
[인터뷰] "추억의 경춘선, 6㎞ 숲길 완성.. 매구간 마다 발로 뛰어 문제 해결"

'경춘선', 서울과 춘천을 오갔던 이 기차는 1970~1980년대 대학생활을 보낸 이들에게 청춘의 단편을 기억하게 하는 단골 아이템이다. 전철이 생기면서 이 기차는 2010년 이후 운행이 중단됐다. 낭만의 기차길은 금새 무단투기된 쓰레기와 무허가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골치덩어리가 됐는데, 서울시가 이곳을 도시재생 사업으로 되살렸다.

버려진 기차길을 나무가 우거진 공원으로 만든 '경춘선 숲길'이 이달초 무려 7년만에 완전히 이어진 모습으로 공개됐다. 사업 시행 초기 부터 최근 2년간 막바지 고비를 넘도록 진두지휘 했던 최윤종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사진)을 만나 그간의 사정을 들어봤다.

최 국장은 "경춘선 숲길 구간의 대부분이 국유지였기 때문에 국유지 사용료 문제로 관리기관인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상당한 이견이 있었다.
행정안전부의 중재를 거쳐 기부채납 형식으로 공원을 조성하기로 결정하고서야 2013년에 착공식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경춘선 숲길은 지역별로 3단계로 나뉘어 공사를 진행해 왔다. 그런데 세번째 구간에서 또 문제가 발생했다. 국방부와의 토지사용 문제가 불거진 것.

최 국장은 "3단계 구간 내에는 육군사관학교가 사용하는 국방부 토지가 있었기 때문에 그 구간을 시민들을 위해 개방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다행히 서울시 부지 중 국방부에서 사용하는 곳이 있어 토지교환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구간 구간 마다 어려움이 계속 있었다. 매번 일일이 발로 뛰어 문제들을 해결해야 했다"고 당시 심경을 설명했다.

1단계는 다가구 단독 주택들이 밀집해 있는 곳이어서, 주민들과 협의해 2년만에 완성했다. 2단계는 지역 주민들의 텃밭이 조성돼 있었는데, 이를 완성하는데는 1년이 걸렸다. 구 화랑대역이 남아있는 3단계는 국방부와 의견 조율을 끝마치기 까지 2년여가 걸려 공사를 끝마쳤다.

아기발걸음만큼 더딘 속도였지만 차근 차근 총 6km에 이르는 숲길이 완성돼 갔다. 진행 기간이 길다 보니 마지막 복병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튀어 나왔다. 처음 숲길 설계 당시에는 계획에 없었던 한국토지주택공사의 행복주택이 1~2단계 구간의 중간에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

아파트 부지 한복판을 지나는 이 숲길에 대해 공사측도 난감해 했지만 쉽게 해법은 찾아지지 않았다. 경춘선 숲길은 400미터 정도 허리가 잘린채로 임시 개통을 하는 수 밖에 없었다.

최국장은 "경춘선 숲길 중 이곳만 개통이 안돼서 시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었기 때문에 서울시는 주택공사와 협의 해, 공사가 마무리되기 전 숲길만 개방하기로 했다"며 "작년 12월에 임시 개방을 했는데, 이 때 부터 본격적으로 경춘선 숲길의 이용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결국 서울시는 관리·보수를 서울시가 담당하는 조건으로 숲길 전 구간을 완전 개통할수 있었다.
지난달 서울시는 경춘선 숲길 행복주택 구간에 대한 인수·인계를 마치고 대대적인 기념행사도 열었다.

최국장은 "도심 속에 숲길을 조성하는 일이 쉽지 만은 않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조성을 확대해 서울 어느 곳에 살든 이런 숲길을 지척에서 쉽게 만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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