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버닝썬 셀프수사' 한계 극복 못해…용두사미 결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21 13:37 수정 : 2019.05.21 13:37

[버닝썬, 무엇을 남겼나] (하)

지난 15일 박창환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광역2계장이 서울지방경찰청에서 버닝썬 게이트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날 경찰은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 등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경찰총장'으로 거론돼 유착 의혹이 제기된 윤모 총경에게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

'버닝썬 사건'에서 국민의 이목이 가장 집중된 곳은 경찰이었다. 지위 고하를 막론한 경찰관이 혐의에 연루돼 있었기 때문이다. 쏟아지는 국민의 비판에 경찰은 "명운을 걸고 수사하겠다"고 천명했지만 막대한 경찰력을 투입한 수사 결과는 초라했다.

특히 의혹의 핵심인 '경찰총장' 윤모 총경에 대한 뇌물 관련 혐의를 입증하지 못하면서 경찰은 '반쪽 수사'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또 아이돌 그룹 빅뱅 출신 승리(본명 이승현·29)과 유인석 유리홀딩스 전 대표의 구속영장도 기각되면서 '용두사미 수사'라는 평가에 힘을 보탰다.

■한계 극복 못한 '경찰 셀프 수사'
21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은 윤 총경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혐의 한 건에 대해서만 기소의견 송치할 예정이다. 승리가 운영하는 라운지바에 대한 단속 사실과 사유 등을 유씨에게 전달했다는 혐의다.

그러나 윤 총경과 유씨 간 유착 의혹의 핵심인 뇌물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대가성 인정이 어렵고, 처벌 조건에 미달한다며 불기소한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 때문에 경찰이 버닝썬 관련 '유착 의혹' 수사 결과가 실망감을 안겨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00일이 넘는 시간 동안 관련 수사인력 152명 중 56명이 전담했던 '경찰 유착 의혹' 수사가 흐지부지 끝났다는 것이다.

경찰은 시종일관 '버닝썬 사건'에 연루돼 있었다. 사건이 촉발된 김상교씨(29)의 폭행 사건 피의자에는 강남경찰서 역삼지구대 소속 경찰관이 포함됐으며, 윤 총경은 버닝썬 관계자에게 수차례 대접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직 경찰관 강모씨는 클럽과 경찰 사이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돼 재판 중이다.

그럼에도 경찰의 수사 결과는 초라했다. 관련 혐의로 입건된 경찰관은 10여명에 그쳤다. 이 중 구속은 전직 경찰 강씨 한 명에 불과했다. '최선을 다해 의혹에 대해 수사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지만, 국민의 눈높이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버닝썬 유착 공권력 특검 및 청문회'를 요청하는 청원이 9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해당 청원자는 게시물을 통해 "경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내부 정화를 해나가지 못했다"며 "혐의자들을 담당해 온 경·검찰에 대한 청문회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속영장이 기각된 가수 승리가 14일 밤 서울 중랑경찰서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승리 영장 기각에 경찰도 '당혹'
승리와 유 전 대표의 구속 수사가 실패한 점도 관련 수사가 흐지부지됐다는 평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경찰은 승리에 대해 18번에 달하는 소환 조사를 실시했다.

내부적으로는 구속영장 발부에 자신감이 있었으나, 예측과 다른 결과가 나오면서 경찰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전해졌다. '경찰의 혐의 입증이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경찰 관계자는 다음달 25일 입대를 앞둔 승리에 대해 "불구속으로 수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민갑룡 경찰청장은 버닝썬 수사 관련, 비판 여론에 대해 추가 수사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민 청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착 경찰 관련해서는) 찾을 수 있는 모든 방법을 통해 현재까지 나타난 것에 대해선 엄격하게 법을 적용해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추가 의혹이 있으면 더 수사에 나설 것이고, (수사가) 미진했다는 여론에 대해서는 무엇이 미진했는지에 대해 재점검 할 것"이라고 말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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