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美 제재압박 지속..北 1000km '노동미사일' 쏠 수도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17 16:21

수정 2019.05.17 16:21

北 도발에 美 제재 응수..치열한 기싸움 지속
선택지 없는 北, 대화 위한역설적 도발 강행?
사거리 증강 미사일 쏠 가능성이 높은 상황
1000km 가는 노동미사일·SLBM 가능성도
미사일 발사를 지켜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미사일 발사를 지켜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미국이 제재로 응수하면서 연내 3차 북미정상회담을 요구하고 있는 북한이 초조함 속에 추가적인 도발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로서 북한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이미 두 차례 감행한 바 있는 미사일이 가장 유력하고, 과거 미사일 실험에서 유엔의 비난을 받았지만 제재까지는 가지 않았던 사정거리 1000km 이상의 노동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4일과 9일 지난 1년여의 평화 분위기를 깨고 미사일 도발에 나섰다. 하지만 미국은 대체로 차분한 모습을 보이며 9일(현지시간) 불법적인 '외화벌이'를 하는 북한 화물선을 압류했다. 최근 북한은 핵개발의 대가로 역대급 대북제재를 당해 경제 시스템이 무너지고 심지어 식량 위기까지 불거지고 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북한은 연내 3차 북미정상회담을 바라고 있는데, 이를 위해 과거에 먹혀든 바 있는 강공전략, 즉 '더 멀리 날아가는 미사일'을 쏘며 도발의 강도를 증강시킬 수 있다.


자칫 지난해 조성된 비핵화 대화판이 깨질 수 있는 위험성은 있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상황 타개를 위해 한계선을 지키는 선에서 사거리가 증강된 미사일을 쏘는 도박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北, 트럼프 상황 고려..대화재개 위한 '역설적' 도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이 대화에 나선 지난해 내내 핵·미사일 실험이 없었던 것을 미국의 역대 행정부와는 다른 치적으로 꼽아왔다. 지난 두 차례 미사일 도발에 트럼프 대통령은 "단거리고, 신뢰 위반은 아니다"라며 의미를 제한했다.

비록 트럼프 대통령이 체면은 구겼지만 북한의 도발이 있더라도 상황을 관리하며 재선·재집권을 준비해야 하는 만큼 집권 초창기 당시와 같은 '화염과 분노'를 언급하며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략을 쓸 가능성은 낮다.

즉 북한이 미사일 도발의 강도를 높여가며 지속적으로 미국을 자극하도라도 미국이 대결로 직행하기보다 달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북미대화를 재개하기 위해 우리 정부가 제안한 인도적 대북식량지원에 미국이 반대하지 않은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김 위원장도 자신이 지난달 12일 최고인민회의에서 밝힌 연내 조속한 3차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하기 위해 역설적으로 미국을 강하게 압박하는 도발 전략을 펼 가능성이 있다. 대화가 재개될 경우 북한은 단계적 비핵화와 제재완화를 강력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北, 노동미사일·SLBM 발사 가능성도
전문가들은 북한의 추가 도발은 이번 달 두 차례에 걸친 도발과 마찬가지로 미사일 도발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북한이 한·미 양국과 일본, 전 세계에 자신들의 의지와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서 더욱 멀리 날아가는 미사일을 쏘며 반대급부를 요구하고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현재 북한이 쓸 수 있는 현실적인 선택지가 미사일 외에 많지 않기 때문에 향후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사거리를 늘린 미사일로 도발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북한군 열병식에서 노동미사일이 차량형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에 실려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군 열병식에서 노동미사일이 차량형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에 실려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은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서 추가적 미사일 도발을 나설 것"이라면서 "북한은 과거 유엔의 제재까지는 이르지 않았던 사정거리 1000km 이상의 '노동미사일'을 생각해 이를 쏘며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문 센터장은 "현재로선 사거리를 늘린 미사일로 추가 도발이 유력해보이지만 한·미에 대한 압박 효과를 높이기 위해 지대지 미사일이 아닌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미사일, 즉 SLBM을 새롭게 발사하며 주목을 받으려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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