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뒤 '내 집'하라더니… 청약기회만 앗아갔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15 18:20 수정 : 2019.05.15 18:20

10년 공공임대 분양전환 임박.. 감정가 오르면서 분양가 급등
임대세입자 내집마련 기회 요원

#. 중견 기업에 다니는 30대 이모씨는 지난 2015년 경기도 고양시 원흥 3단지에 10년 공공임대주택을 분양 받았다. "10년 동안 시세보다 저렴하게 임대주택에 살다 10년 뒤에 분양 받아 내집 마련 하라"는 홍보에 솔깃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집값이 급등하면서 내 집 마련 꿈은 무산됐다. 이 씨는 "내 집도 아닌 공공임대주택을 분양받느라 7년간 넣은 청약 통장도 날렸다"며 "1년 뒤 청약통장을 다시 만들었지만 공공임대주택에 사느라 그 동안 집값이 수억원씩 오른 신도시 다른 아파트에는 신청도 못해봤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A씨의 사례처럼 '10년 공공임대 주택'에 들어갔지만 지난 몇 년간 집값이 오르면서 '내 집 마련'은 요원해진 입주민들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10년을 채운 공공임대 주택의 분양전환이 시작되면서 분양가 산정방식(감정평가액)을 바꾸겠다는 대통령 공약을 지키라는 여론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15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10년 공공임대 주택은 임대세입자로 집을 받을 때 청약통장을 사용해야 한다. A씨의 사례처럼 10년 공공임대에 들어가는 순간 청약 기회를 잃게 된다.

지난 2003년 도입된 10년 공공임대주택은 주변 시세의 60% 선에서 10년 임대 후 입주자에게 감정평가액으로 우선 분양받을 권리를 주는 제도다. 문제는 5년 공공임대의 경우 분양 시점의 분양가가 '분양원가+감정가/평균'이었지만 10년 공공임대는 '감정가'로 집값이 오르면서 분양가가 천정부지로 ��았다는 것이다. 감정가는 보통 시세의 80~90% 선이다.

더불어 우선 분양을 받을 수 있는 권리도 임대주택에 '오래 산 기간'이 아니라 임대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살고 있는 거주자에게 돌아가 서민의 '내 집 마련' 구호도 잘 지켜지지 않는다.
집 값이 급등한 판교 10년 공공임대 주택의 경우 "원주민은 집값이 올라 쫓겨날 판인데 중간에 들어온 고소득 전문직장인들이 분양전환 시세 차익을 누리게 생겼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10년 공공임대 주택이 문제가 되자 국토부는 내부적으로 '10년 공공임대 주택'을 폐지하고 장기임대주택을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꿨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10년 공공임대는 공공분양도 아니고 장기임대도 아닌 애매한 형태"였다며 "장기적으로 정부는 장기임대주택을 늘리고 공공분양(신혼부부 특공 등)을 통해 이원화 하고 5~10년 임대주택은 민간 부분에 맡기는 게 맞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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