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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 관계회복 모색…北 비핵화 이견 확인(종합2보)

뉴스1

입력 2019.05.15 09:02

수정 2019.05.15 09:02

美 폼페이오, 방러…라브로프·푸틴 차례로 만나
러 "北 체제보장" 주장…美 "FFVD부터" 강조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김정한 기자 = 미국과 러시아가 그동안 소원해졌던 관계 회복을 시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러시아 휴양도시 소치를 방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및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라브로프 장관과 약 1시간30분동안 만났고 이어 푸틴 대통령과 2시간 가까이 회동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국무장관 자격으로 러시아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 측은 폭넓은 현안에 대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지만 이 과정에서 상당한 이견이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미러가 같은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내용 면에 있어선 이견을 갖고 있음을 확인햇다.


◇ 관계 개선 노력…"공통의 이해관계 구축 시작 희망"

폼페이오 장관은 라브로프 장관과의 회담 전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에 전념하고 있기 때문에 오늘 이 자리에 왔다"며 "우리는 모든 문제에 있어서 적이 아니며, 최소한 특정 문제들에 대해서는 우리가 이해관계가 겹치는 일련의 부분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공통의 이해관계 구축을 시작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양국이 객관적이거나 주관적인 여러 이유로 인해 미국과 러시아 관계를 현재의 애석한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구체적인 제안을 도출해내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양측은 과거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러시아와 체결한 신(新) 전략 무기감축 협정(뉴스타트·New START) 연장 협상을 개시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뉴스타트는 오는 2021년 2월 종료된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 종료가 미러 관계 회복의 길을 열어주길 바라는 푸틴 대통령의 희망에도 불구하고, 미러 고위급 인사는 양국이 이란 문제, (러시아의 미국) 선거 개입 그리고 수 많은 세계 위기에서 의견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고 평가했다.

폼페이오 장관과 라브로프 장관은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NYT는 이는 고위급 외교관들이 서로 간의 의견 불일치를 설명할 때 쓰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이견 확인…대선개입·베네수·우크라 등 '날선 발언'

특히 폼페이오 장관은 러시아의 미국 대통령선거 개입 논란과 관련해 "미 선거 개입은 용납할 수 없다"며 "만약 러시아가 2020년에 그 일에 관여된다면 우리 관계는 훨씬 더 나쁜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2016년 미 대선개입을 다시한 번 부인했다.

베네수엘라 문제로도 충돌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경제 위기와 자신의 통치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에 직면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사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라브로프 장관은 마두로 대통령의 힘을 약화시키려는 미국의 시도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크라이나와 관련, 미국은 러시아의 2014년 크림 합병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며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러시아가 이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새 대통령 당선인과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억류 중인 우크라이나 선원들에 대한 석방도 촉구했다.

반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란 핵 프로그램과 국제사회의 이란에 대한 접근과 관련해서도 양국이 이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NYT는 세계의 많은 관심이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제재와 중동 미군 배치에 쏠려있지만, 미러는 이날 적어도 공개적으론 이란이 그들의 최우선 의제가 아니라는 인상을 줬다고 설명했다.

◇ "北비핵화, 같은 목표 공유"…美, 러에 대북제재 강조

폼페이오 장관은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 뒤 북학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같은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고 본다"며 그리고 난 우리가 함께 노력할 수 있는 길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푸틴 대통령과 북한 문제에 대해 길게 논의했다면서 "그(푸틴 대통령)는 미국이 (북한과의 핵협상을) 주도한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다. 나는 우리가 협력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북한의 체제 안전 보장 필요성을 강조했다면 미국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러시아가 먼저 이행할 것을 주장하는 등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앞서 가진 라브로프 장관과의 회담에서 러시아에 "북한의 최종적이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FFVD)가 이뤄질 때까지 유엔 대북제재를 완전히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라브로프 장관은 "미국의 (북한 핵군축) 대화를 지지한다"면서도 "비핵화 범위는 (북한만이 아닌) 한반도 전체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궁극적으로는 동북아시아 평화와 안정을 위한 견고한 장치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NYT는 "지난달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에도 불구하고, 라브로프 장관은 (북미) 핵협상 교착 상태가 타개되리라는 그 어떠한 암시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단독·확대회담과 만찬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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