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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연락사무소 회의, 10주째 불발...G20 돌파구 되나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03 15:42

수정 2019.05.03 15:42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사진=fnDB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사진=fnDB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소장회의가 10주째 불발됐다.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우리나라와 미국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 북한이 공식 소통을 지속적으로 거부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유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남측 소장인 천해성 통일부 차관이 개성에 소재한 연락사무소로 정상 출근했지만, 소장회의는 개최되지 않는다"며 "북측 전종수 소장은 이번 소장회의에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는 점을 우리 측에 통보했으며, 북측 임시 소장대리는 출근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락사무소 소장회의는 3월 1·8·15·22·29일, 4월 5·12·19·26일, 5월 3일까지 총 10회 연속 열리지 않게 됐다.

연락사무소는 지난해 훈풍이 불었던 남북관계 개선의 상징이다. 남북은 '4·27 판문점선언' 합의에 따라 지난해 9월 개성에 공동연락사무소를 개소했다.
이후 양측 연락사무소장 간 정례회의를 매주 금요일 열었다. 공동연락사무소는 그동안 남북 간 상시 소통 창구로서 역할을 했다. 내용적으로 어떤 회의가 이뤄지느냐보다 개최된다는 사실 자체에 의의가 많다.

그러나 지난 2월말 결렬된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소장회의가 열리지 않고 있다. 남북경제협력을 원하는 북한은 현재 유엔 제재로 인해 경협에 부담을 느끼는 우리 측에 불만을 드러내는 것으로 보인다. 또 일괄타결식 핵폐기인 '빅딜'을 요구하는 미국을 우리 측이 설득하기를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22일에는 이런 북한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 북측은 당시 '상부의 지시'라며 공동연락사무소에서 일방적으로 철수했다. 사흘 뒤인 3월 25일 북측 인원이 복귀했지만 북한이 미국 뿐만 아니라 우리 측에도 불만을 드러냈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는 사건이었다.

현재로서는 북미 간 대화의 계기가 마련되지 않는 한 소장회의도 계속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방한이 북미 비핵화 협상에 새로운 계기를 마련할 지 주목된다. 비건 대표는 다음 주 중 방한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측과의 대화를 통해 북미 대화의 재개를 위한 공조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음 달에는 일본 오사카에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개최된다.
이 곳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난다면 북미정상회담은 물론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대화 재개 전략에 대한 대화가 있을 전망이다. G20 정상회의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한·미·중·러·일 등 북한 비핵화를 위한 주요국들이 모두 모여 진전된 형태의 협상 전략이 나올 지 주목된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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