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南 단독행사 한 '4·27 1주년'...관계 개선은 언제?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28 16:18

수정 2019.04.28 16:18

지난 해 4월 27일 열린 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보다리 위를 산책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국공동사진기자단
지난 해 4월 27일 열린 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보다리 위를 산책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국공동사진기자단
'판문점 선언' 1주년 기념식이 남측 단독으로 열렸다. 판문점 선언은 이후 성사된 추가 남·북 대화 및 북·미 대화의 초석이 됐다는 점에서 많은 의미가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북·미 핵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덩달아 남·북 관계 또한 경색됐다. 구조상 남·북 관계가 북·미 관계에 종속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 당분간은 이런 분위기가 지속될 전망이다.


■文 "천천히 오는 분들 기다려야"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7일 '4·27 판문점 선언' 1주년을 맞아 북한과의 대화 및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다만, 북한을 재촉하기 보다는 '기다림'을 강조하며 속도 조절 가능성도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전날 1주년 기념 행사에 보낸 '영상메시지'를 통해 "새로운 길이기에, 또 다 함께 가야 하기에 때로는 천천히 오는 분들을 기다려야 한다"며 "때로는 만나게 되는 난관 앞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함께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 정상은 지난해 판문점 선언을 통해 △핵 없는 한반도 실현 △연내 종전 선언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개성 설치 △이산가족 상봉 등을 제시했다. 이를 계기로 이후 6월에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는 초석이 됐다.

그러나 이번 판문점 선언 1주년 행사가 남측 단독으로 열린 것에 대해 일부에서는 깊은 실망감을 내비치고 있다. 남·북 관계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대북 메시지를 통해 '새로운 길', '난관'이라는 단어를 선택했다. 조바심을 내기보다 인내하고 기다려 함께 '평화의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화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北, 별다른 반응 없어
그러나 이날 북한 측은 판문점 선언 1주년에 대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우리 측에서 판문점 선언에 많은 의미를 두는 것과 비교해 아쉬운 부분이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논평을 통해 한·미 연합훈련과 관련 "군사적 망동의 명칭을 바꾸고 규모를 축소한다 해도 그 도발적 성격과 침략의 정체가 은폐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라며 "미국과 남조선 당국은 무분별한 전쟁연습 소동으로 얻을 것은 후회와 파국적 결론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밝혔다.

북·미 대화가 사실상 중단된 상황에서 남·북 대화의 재개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소 안보통일센터장은 "남·북 정상회담이 새로운 부가가치를 갖기 위해서는 북한 비핵화에 진전을 이뤄야 하는데 북한이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북한은 핵을 포기하기 보다는 총선을 앞둔 한국 정부를 활용해 보다 유리한 협상 조건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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