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강남 재건축 분양에 쏠린 눈…주택시장 불씨 될까?

뉴스1

입력 2019.04.24 07:31

수정 2019.04.24 07:31

서울 강남권의 아파트 단지 모습 © News1 이종덕 기자
서울 강남권의 아파트 단지 모습 © News1 이종덕 기자

대형 건설사 강남·서초구 재건축 단지 마수걸이 분양 개시
"돈줄 막혀 미계약 늘고, 추격매수 뜸해 분위기 반전 어려워"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긴 침묵을 깨고 올해 마수걸이 분양에 나선다. 규제 여파로 움츠러든 수요 심리에 다시 불을 붙여 장기간 안정을 유지하고 있는 주택시장을 자극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현대건설과 GS건설, 삼성물산은 강남에서 잇따라 아파트 분양을 준비 중이다. 강남권 분양은 지난해 12월 서초구 '디에이치 라클라스'(삼호가든맨션 3차 재건축) 이후 약 4개월만이다.

현대건설은 강남구 개포 택지개발지구 내 일원 대우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디에이치 포레센트'의 모델하우스를 이번 주말 열고 본격적인 분양에 나설 계획이다. GS건설도 서초구 방배동 경남아파트 재건축인 '방배 그랑자이'의 모델하우스를 같은 날 열고 분양을 개시한다.


삼성물산은 오는 5월 강남구 삼성동 상아아파트2차를 다시 짓는 '래미안 라클리시'를 분양할 계획이다.

강남권 분양이 오랜만인 데다 세 단지 모두 재건축 특성상 지하철역이 가깝고,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등 입지가 좋아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이들 단지의 분양이 관망세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주택시장의 변곡점이 되는 것은 아닐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2016년 초에도 금리 인상, 공급과잉, 대출 규제의 여파로 주택시장이 수개월간 약보합세를 유지하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가 분양 흥행에 성공한 이후 순식간에 분위기가 바뀐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개포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블레스티지'(3월 분양)가 평균 33.6대 1의 청약경쟁률로 단순에 완판되며 분양시장 기폭제가 됐고, 래미안 루체하임(일원현대 재건축, 6월), '디에이치아너힐즈'(개포주공3단지 재건축, 8월)가 잇따라 두자릿수의 높은 경쟁률로 완판되면서 열기가 달아올랐다.

이후 분양시장 열기는 강남에서 서초, 강동을 거쳐 주변으로 확산됐고, 주택시장 매수세가 살아나 보합을 유지하던 집값도 덩달아 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 대출규제가 워낙 강해 주택시장에서 급매물이 팔려도 추격매수가 쉽지 않고, 서울 분양 단지라도 분양가가 높거나 중도금 대출이 어려우면 미계약이 속출하고 있어 예전과 같은 분위기 반전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현재 강남권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급매물 거래는 다주택을 처분한 일부 집주인이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집값이 오르려면 거래가 늘어야 하는데 거래량 자체가 많지 않고, 대출 규제로 돈줄이 막혀 이후 추격매수가 뜸해 주택시장 분위기가 바뀌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양시장 분위기도 낙관적이진 않다. 대림산업이 올초 분양한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는 분양 초기 고분양가 우려와 HUG의 중도금 대출 보증이 막히면서 전체 분양물량(730가구)의 94%인 685가구가 미분양됐다.
이후 시행사가 대출을 지원하는 등 계약 조건을 완화해 선착순 계약을 진행 중이다. 이후 분양 단지들도 청약에선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더라도 자금 마련에 실패한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면서 미계약이 속출하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강남권의 경우 새 아파트 희소성이 높은 데다 현금부자 대기 수요가 많아 분양은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며 "하지만 더이상 일반 수요자가 대출을 최대한 끌어들여 집을 살 수 있는 시장은 아니기 때문에 열기가 확산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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