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한·미동맹 과시’ 비핵화 교착국면 뚫는다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29 17:14

수정 2019.03.29 17:14

문 대통령 내달 10일 방미
북·미간 중재역할 놓고 논의 예상.. 경협 등 제재완화 카드는 미지수
강경화·폼페이오 협상전략 조율.. 김현종 등 총출동 외교전 총력
내달 11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9일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4월 10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방미,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11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밝혔다.

양 정상의 이번 만남은 7번째로 2월 말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첫 회동이다. 하노이 담판에서 비핵화의 '넓이'와 '깊이'를 놓고 북·미 간 현격한 차이를 확인한 만큼 어렵사리 마련된 북핵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대화를 재개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진지한 논의가 있을 전망이다.

■북·미 간 촉진자 역할 재부각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담판 결렬 이후 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중재역할을 당부했다. 지난해 남·북·미 대화국면에서 문 대통령의 공이 있었던 만큼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문 대통령에게 북·미 대화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맡아달라고 부탁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미국은 우리 정부가 향후 비핵화의 지렛대로 쓰려고 하는 남북경협 사업인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제재면제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이번 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북한을 설득하기 위한 '제재완화 카드'를 도출할지 미지수다.

현재 미 행정부나 의회도 완전한 비핵화 전까지 대북제재는 지속돼야 하고, 일부에선 대북제재 압박강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문 대통령이 남북경협 지렛대를 얻을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한국이 적극적이고 긴밀한 중재를 하지 않는 이상 북한 핵협상이 중단국면 내지는 지연국면으로 돌입할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협상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우리의 중재역할을 기대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회담은 일각에서 제기된 한·미 간 북핵공조 균열 우려를 불식시키고 굳건한 한·미 공조의 건재함과 양국의 일치된 비핵화 원칙을 널리 알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북한에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줘 대북협상력을 끌어올리는 데도 일조할 수 있다.

홍규덕 숙명여대 교수는 "이번 정상회담으로 비핵화 문제 해결 과정에서 한·미의 입장이 같다는 것을 보여주고, 서로의 역할에 대한 확인을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비핵화 비관론이 만연한 미국 조야에 한국의 입장을 설명하는 작업도 의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북 비핵화 묘수찾기 고심

두 정상의 만남으로 비핵화에 대한 한·미 조율도 일단 완결될 것으로 보이지만 한·미 정상회담 일정이 전해지기 전부터 한·미는 북핵문제 관계부처 사이의 접촉을 이어가며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해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대통령 방미 전 각각 미측 카운터파트와 만나 협의에 들어간다.

한·미 정상회담 이전 한·미 간 '전방위적인' 외교안보파트의 만남은 이번 정상회담의 저변을 확대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강 장관은 워싱턴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과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갖는 데 우리측 북핵 수석대표 이도훈 본부장도 배석한다.
이번 만남에서 양국은 북·미 간 핵협상의 재개를 위한 전략을 세우고,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대북정책 및 비핵화 주요 의제에 대한 의견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정상회담 후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논의가 본격화될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비핵화 전략 및 상응조치 등에 대해 논의한 문 대통령이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미국의 의도를 전달하고 설득하는 작업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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