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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오승록 노원구청장 "노원 부족한 일자리, 엔터테인먼트 산단 유치로 해법 찾는 중"

안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21 16:20

수정 2019.03.21 16:20

"창동차량기지터 산단된다면 창동 아레나 공연장과 연계 가능"
"베드타운 오명 벗기 위해 수락산 휴양림 등 콘텐츠 연구"
오승록 노원구청장 사진=박범준 기자
오승록 노원구청장 사진=박범준 기자

작년 7월 서울시 25개 자치구중 총 13개 구에서 민선7기 초선 구청장이 탄생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도 이들중 한명이다. 초선이지만 이력서를 보면 '프로' 느낌이 물씬난다. 학생때는 운동권 출신으로 옥살이까지 한 뒤, 국회 보좌관으로 정치에 입문해 청와대 행정관, 시의원을 거쳤다. 한 직종마다 7~8년 씩을 진득히 머물며 다양한 경험을 쌓은 것이 큰 자산으로 작용했다.

21일 노원구청 집무실에서 오 구청장을 만났다.
경력만 놓고 보면 진작 중앙정치무대에 진출했을 법한데, 지난해 그는 구청장을 선택했다. "사실 2008년 청와대 행정관을 끝냈을때 주위에서 구청장 선거에 나가라는 권유가 많았다"며 "하고는 싶었지만 당시에는 정책집행을 책임 질수 있는 준비가 안돼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대신 시의원으로 8년간 차곡차곡 경험을 쌓고 지난해 드디어 구청장에 도전 한 것"이라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노원구에서 가장 긴급한 과제로 그는 "일자리가 없는 것"을 꼽았다. 오 구청장은 "지하철을 타면 여기서 동대문까지 내리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 노원구 안에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지하철 4호선 창동차량기지가 이전한 뒤 남은 7만5000평의 빈땅이 행운의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단지를 유치하는 방안이 그것이다.

오 구청장은 "해당 개발을 서울시가 주도하고 있는데, 노원구 입장에서 딱 이거다 싶은 플랜은 아직 안나온거 같다"며 "주민들은 대기업들이 들어오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를 수없이 고민중인데, 마침 바로 옆에 창동 아레나 공연장이 들어선다"라며 "이와 연계한 엔터테인먼트 산업단지를 유치하는 방안을 최근 연구중"이라고 말했다.

노원구가 베드타운이라는 별명을 깨고 싶다는 것도 오 구청장의 바램이다. 그는 "노원구는 학군도 괜찮고 자연환경도 좋지만 여가를 즐길만한 장소가 별로 없다는게 아쉽다"며 "수락산 등에 휴양림을 만들고, 폐쇄된 화랑대 역사에 철도 관련 콘텐츠를 만들어 명소 만들기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돈이다. 노원구는 서울시 25개 자치구중 재정자립도가 최하위다. 해법이 있냐고 물었다. 그는 "상업구역이 없는 노원구에서 걷히는 세금은 재산세, 자동차세를 합쳐 1300억원 정도인데, 전체 예산의 15%가 안된다"며 "구청 공무원 인건비도 충당이 안되는 등 재정 구조에 문제가 심각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해법도 없는 문제에 매달리기 보다 부지런히 정부를 설득해 지원금을 늘리는게 자신의 임무라고 믿고 있다. 노원구의 노인 기초연금은 매년 1500억원, 기초생활수급자 1000억원, 무상보육 1000억원 등 복지 예산만 6000억원이 넘는다. 오 구청장은 "노원구는 서울시에서 세번째로 인구가 많은데, 장애인과 노인은 제일 많다"며 "외부 도움 없이는 이분들을 모두 돌볼수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서울시나 중앙정부는 자치구에 지원을 가급적 줄이려고 하는데 지난해 취임한 뒤, 지원 확대의 근거를 만들어 적극적으로 알렸다"며 "덕분에 180억원의 얘산을 확보했는데, 우리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큰 돈"이라고 말했다.

만만치 않은 과정이었지만 국회보좌관, 청와대 행정관 시절 쌓은 인맥과 경험들이 지금 와서 요긴하게 쓰인다는게 그의 판단이다. 특히 그당시 배운 정책수립과 행정의 노하우는 지금도 가장 값진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오 구청장은 청와대시절 고 노무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위해 북한을 방문했을때, 도보로 군사분계선을 넘자는 아이디어를 낸 인물이다. 시의원 시절에는 무상급식을 둘러싸고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과 9개월간 '혈전'을 벌이기도 했다.


그는 자신에 대해 현재는 행정가에 가깝지만 본래는 정치인이라고 평가했다. 오 구청장은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학생 운동 시절 부터 다른 길은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민주주의를 위해 살겠다고 생각했고, 뒤에는 사회를 바꾸는 삶을 살고자 했는데 그게 정치였다.
멈추지 않고 가다 보니 지금까지 온 것"이라고 지나온 길을 반추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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