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北 비핵화 국면...韓-中 기싸움 시작됐다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20 16:25

수정 2019.03.20 16:25

북미 대화 교착상태 빠지며 중국 역할 급부상
다음달 북한 태양절에 맞춰 시진핑 방북 가능성
우리나라 중재자→촉진자..대화재개 유도
지난 1월 8월 방중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이 중국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월 8월 방중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이 중국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미 핵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우리나라와 중국의 역할이 부각될 조짐이 보인다. 한반도 비핵화 전략의 주요 당사국인 우리나라는 촉진자로서 북·미 대화를 견인할 예정이다. 중국은 북한에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0일 외교당국 등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의 4월 방북설이 나오고 있다.
시 주석이 우리나라를 방문할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시 주석의 방북·방한설은 신빙성이 높은 편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월 초 중국을 방문한 바 있다. 당시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답방을 요청했고, 시 주석히 흔쾌히 수락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 직후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시진핑 주석이 4월에는 방북을 하고, 5월에는 방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의 방북이 진행된다면 시기적으로 다음달 정도가 가장 적당하다. 4월 15일 북한 최대 기념일인 태양절에 맞춰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 또 북한과 중국은 올해 수교 70년을 맞았다.

북한 입장에서는 현재 시 주석의 방문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재개해야 하는데 마땅한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지금 북미 갈등의 개선 여기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제3자가 나서주기를 바라는 느낌이 있다"며 "중국은 일단 상황을 관망하면서 급박해지면 드라마틱하게 뛰어들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중무역협상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중무역협상이 마무리되면 미·중정상회담이 개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데, 이 때 자연스럽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에서 중요한 역할을 요청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북·미정상회담의 계기를 만든 우리나라의 역할은 기존에 중재자에서 앞으로는 촉진자로 바뀔 전망이다. 한국은 지금까지 북·미의 중간 지점에서 대화를 견인했는데 지금은 북·미가 직접 대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중재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지금과 같은 갈등 국면에서 다시 대화가 재개되도록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댄 코츠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댄 코츠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댄 코츠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을 만났다. 북·미 핵협상 재개를 위한 전략을 공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방한 중인 댄 코츠 DNI 국장을 만났다"며 "두 사람은 한·미 양국 간 현안에 대해 폭넓고 심도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는 북미 핵협상에서 한국의 입지가 다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최 부원장은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후 우리나라에서 남북경협 이야기들이 나오면서 미국에서 한국이 같은 길을 갈 것인지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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