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 "되살아난 골목길 '관광 서울'의 자부심 될 것"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14 17:05 수정 : 2019.03.14 17:05


과거 개발이 우선시되던 시절에는 낡고 오래된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지어 올리는게 정답이었다. 그런데 최근 몇년 사이 이런 흐름이 크게 바뀌었다. 싹 갈아 엎는 재개발 대신 '도시재생'이라는 개념이 중요한 선택지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현재 이 업무를 총과하고 있는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사진)을 14일 청사에서 만났다.
그의 사무실 벽면에는 서울시내 곳곳에서 주민들과 찍은 사진이 나란히 붙어 있었다. "도시재생 과정을 거쳤던 현장에서 찍은 것"이라는게 강 실장의 설명이다. 세운상가 작업장, 성곽마을의 텃밭까지 장소도 다양했다.

그는 시청내 도시재생 분야 전문가이자 베테랑으로 꼽힌다. 서울시민은 물론 외국인들도 모르는 사람이 없는 북촌 한옥마을이 그의 도시재생 대표적 작품이다.

강 실장은 "2000년쯤이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북촌이 도시재생 사업의 시초라고도 볼수 있다. 그런데 당시 400여채에 달하는 한옥의 주인 대부분은 집을 허물고 다세대 주택을 짓고 싶어 했다"며 그때를 추억했다.

시는 집 주인들이 한옥을 허물지 않고 보존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보조금을 주고, 융자 혜택등을 제안했지만, 대부분은 이를 거절했다. 강 실장과 북촌팀은 아예 한옥마을에다 사무실을 차려 놓고 설득에 들어갔다. 그는 "북촌 한옥에서 2년간 살고 한복을 입고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주민들을 설득했다"며 "당시 거기서 만난 한 프랑스인이, 한옥을 잘 보존하면 북촌이 서울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딱 들어 맞는 예견이었다" 고 말했다.

시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집들이 하나둘 나오면서 사업은 성공했고 북촌팀은 '한옥과'로 확대 개편됐다. 올 1월 부터 한옥과가 도시재생실로 편입되면서 강 실장의 관할이 됐다. 그에게는 의미 있는 일이다.

재개발이나 재생중 어떤것을 적용해야 하는지는 무슨 기준으로 나눠야 하냐고 묻자, "주민들의 선택이 첫번째 조건"이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강 실장은 "사업성이 없는 재개발 계획을 수년간 붙들고 있어 봐야 아무도 이익을 볼수 없고 언제 끝날지도 알수 없다"며 "이런곳은 재개발을 풀고 도시재생이 들어가야 공동체가 되살아 날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개발 시대를 거치면서, 시민의 삶과 역사를 담고 있는 골목길들이 사라졌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성북구 성북동과 용산구 후암동 등 2개 지역에서 골목길 재생에 나섰다. 강 실장이 이 사업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건 골목길에서 삶을 꾸려가는 주민들이다.

강 실장은 "골목길 재생 계획수립부터 사업추진까지 전 과정을 주민 중심의 '골목길 주민협의체'가 주도하게 될 것"이라며 "서울시는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정비, 컨설팅, 건축자금 저리융자 등을 통해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요즘 서울에서 가장 뜨는 곳들은 대부분 골목이다. 익선동, 북촌한옥마을, 해방촌 골목등에는 외국인 여행자와 젊은이들이 주말마다 넘쳐난다.

강 실장은 "체코 프라하에는 작가 프란츠 카프카의 집필실이 있었던 100미터 정도의 골목 '황금소로'가 있는데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 프라하의 자부심이 되고 있다"며 "서울의 골목길도 충분히 이렇게 만들어갈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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