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fn 인터뷰] 이종건 북부지방산림청장을 만나다.

서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04 07:52

수정 2019.03.04 08:01

“숲은 더 이상 바라보는 숲이 아닌 임업경영이 되어야 한다.“
【원주=서정욱 기자】 자연이 만든 숲을 사랑하고, 경영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새봄이 오는 원주 혁신도시의 아침. 중앙고속도를 빠져나와 원주 혁신도시로 들어서자 저멀리 치악산이 짙은 미세먼지 속에 얼굴을 내민다.

그리고 얼마 후, 강원 원주 치악산 자락 아래에 있는 북지방산림청사가 보였다. 내가 만난 사람은 구수한 목소리를 가진 이종건 북부지방산림청장이다. 그는 마음이 숲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나를 맞았다.

본지 서정욱 부국장과 인터뷰하는 이종건 북부지방산림청장. 사진=북부지방산림청 제공
본지 서정욱 부국장과 인터뷰하는 이종건 북부지방산림청장. 사진=북부지방산림청 제공
이날 아침. 내가 만난 이종건 청장은 아주 오래전 내가 읽은 프랑스 작가 장 지오노의 소설 ‘나무를 심은 사람’의 주인공 엘제아르 부피에를 닮았다.


황무지처럼 황폐해져 가는 알프스 마을를 떠난 사람들을 다시 마을로 되돌아 오게 한 주인공 엘제아르 부피에는 어떤 댓가도 바라지 않는 숲을 사랑해 나무를 심으며 전 인생을 숲에 바친 양치기이다.

그 역시 사람들이 도시로 더난 산촌 환경에 생명을 불어 넣어, 그 숲을 떠난 마을사람들이 임업경영하며 다시 산촌에 정착하고 살 수 있는 삶을 꿈꾼다.

그는 지난 31년간 숲을 경영하는 것을 배웠다 고 한다. 그리고 실천했다.

이 청장은 오래전 기후변화와 연계해 목재 팰릿 사업을 처음 추진했다. 그래서인지 그는 탄소기후변화와 연계한 숲가꾸기로 나온 나무토막을 재활용하는 1석 3조의 저탄소 녹색 경영을 강조했다.

“숲은더 이상 바라보는 숲이 아닌 임업경영이 되어야 합니다.”
이 청장의 본지 인터뷰 첫 말이다.

이어 “유가가 떨어져 효과는 반감되었지만 그래도 오는 2030년까지 바이오에너지인 신재생에너지를 성장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이 청장은“ 산림 경영을 위해 산약초 사업은 산에서 해야 약성이 좋고, 대량생산이 안되기 때문에 다시 산으로 가야합니다.”라고 주장한다.

북부지방산림청 산하의 국유림면적은 44만 ha이다. 여기에는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 등 세 곳의 수도권과 강원도 영서지역 북부산림청 관할이다.

이 곳에는 74개 시·군이 국유림과 걸쳐있는 광할한 산림지역이다.

이 청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산림경영 정책을 조심스럽게 내놓았다.

본지와 인터뷰하는 이종건 북부지방산림청이 “숲은 더 이상 바라보는 숲이 아닌 임업경영이 되어야 한다." 며 숲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말하고 있다. 사진=북부지방산림청 제공
본지와 인터뷰하는 이종건 북부지방산림청이 “숲은 더 이상 바라보는 숲이 아닌 임업경영이 되어야 한다." 며 숲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말하고 있다. 사진=북부지방산림청 제공
첫 번째 사업은 나무를 심고 가꾸는 것에서 이용순환하는 산림자원순환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둘째, 언젠가 북한과 남북경협이 실질적으로 추진될 것에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이는 남북경협이 추진되면 산림복구 조림에 선도적 역할을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곳이 접경지를 관할하는 북부지방산림청의 몫이기 때문이다.

이 청장은 “북한의 산림복구 조림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북한에 양묘기술 교육 기능을 담당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에 이 청장은 경기도 파주에 남북산림협력센터를 신축한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에 나무를 심기 이전에 DMZ 복원문제부터 먼저 이뤄져야 하며, 아울러 GP철거에 따른 복원작업도 국방부와 협의중이다.”고 말했다.

셋째, “강원도 인제 서화~고성에 이르는 9km구간에 대한 트레킹코스도 국방부와 협의를 추진 중이다.” 고 밝혔다.

넷째, 심고 가꾸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산불과 소나무재선충병 등으로부터 우리의 숲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이 청장은 “1차산업인 임업은 소외분야이나, 이것을 이 상태로 놓기보다는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임업경영을 하는 산림정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청장은 본지와 인터뷰가 다 끝나갈 무렵, ‘스마트 양묘장’에 대한 구상을 꺼냈다.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 등으로 노지에 재배하던 양묘를 전자동 시스템의 ICT를 이용하여 스마트양묘시스템사업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31년을 나무숲 경영을 위해 일해 온 그의 눈빛에는 인터뷰 내내 숲에 대한 그의 경영철학이 숲이 주는 산소처럼 맑고 신선해 진심으로 와 닿았다.


“숲을 보고 가꾸는 것만이 아닌 임업경영을 해야 한다”는 숲에 대한 신선한 아젠다는 ‘숲의 생태성을 어떻게 순환시켜야하는가?’에 대한 숲에 대한 우리 모두에 대한 숙제의 답처럼 들렸다.

그리고 한반도 통일이 지금부터 하나씩 차곡차곡 숲에서 준비하는 그의 의지에서, 우리 모두가 꿈꾸는 통일이 숲에서 시작되고 있다는 희망을 받았다.


그리고 다 식은 차 한 잔을 마시고 자리를 뜰 무렵, 아직은 미세먼지로 뿌연 강원 제1의 경제도시인 원주 혁신도시에도 따사로운 봄기운이 미세먼지를 뚫고 피어오르는 것을 보며, 나는 이 청장의 숲 구상이 우리의 현재와 미래의 꿈이라고 생각하며, 혁신도시에 있는 북부지방산림청사를 떠났다.

syi23@fnnews.com 서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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