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2% '태극기 부대' 부상…한국당 전당대회 최대 변수될까

뉴스1

입력 2019.02.19 14:28

수정 2019.02.19 14:43

18일 오후 자유한국당 2.27전당대회 대구·경북권 합동연설회가 열리는 대구 엑스코 앞에서 대구지역 66개 시민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5.18망언 관련 김진태, 김순례, 이종명 의원의 제명과 자유한국당 해산을 촉구하고 있다© News1 공정식 기자
18일 오후 자유한국당 2.27전당대회 대구·경북권 합동연설회가 열리는 대구 엑스코 앞에서 대구지역 66개 시민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5.18망언 관련 김진태, 김순례, 이종명 의원의 제명과 자유한국당 해산을 촉구하고 있다© News1 공정식 기자

1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5.18 망언 3인 국회의원 퇴출 및 5.18역사왜곡 처벌법 제정, 자유한국당 규탄 시국회의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자유한국당 마크에 근조리본을 부착하는 상징의식을 펼치고 있다. © News1 박정호 기자
1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5.18 망언 3인 국회의원 퇴출 및 5.18역사왜곡 처벌법 제정, 자유한국당 규탄 시국회의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자유한국당 마크에 근조리본을 부착하는 상징의식을 펼치고 있다. © News1 박정호 기자

강한 결집력 세과시…5·18-전대정국 우경화논란

(서울=뉴스1) 강성규 기자 = 2·27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른바 '태극기 부대'의 결집 양상이 뚜렷히 나타나 이들의 부상이 전대 최대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을 모은다.

태극기부대는 친박계 등 한국당의 근간을 이루는 전통보수 세력과도 다소 차별화된, 한국당 내에서도 가장 우측에 있는 세력으로 분류된다.

이들 중 다수는 지난해 말 김진태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가 가시회된 시점에서 대한애국당 등에서 조직적으로 한국당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입당원서를 낸 인원 수는 8000여명이고 이 중 절반 이상은 실제 가입한 것으로 추측된다.
8000명은 한국당 책임당원, 전체 선거인단(37만8000여명)의 약 2%다.

비율로는 당내 소수 세력이지만 이들은 막강한 결집력과 존재감을 토대로 세과시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특히 전대 레이스와 김진태 의원 등이 연관된 '5·18 폄훼' 논란이 맞물리면서, 김 의원을 엄호하고 당 지도부와 다른 후보들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더욱 높이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 18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보수텃밭 TK(대구·경북) 권역 합동연설회에선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등 지도부가 등장할때 야유를 쏟아내거나, 특정 후보를 '탄핵부역자'로 규정하며 비판하는 등 "한국당 전대가 태극기부대에 갇혔다"는 논란이 더욱 확산되는 형국이다.

이러한 현상에는 크게 두가지 요인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첫째는 새 지도부를 구성하는 전대를 앞두고 보수진영 내 이념논쟁을 통한 노선 재정립 과정이 본격화하면서 이들이 상대적으로 강한 임팩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또 과거 전례에서도 반복됐듯 현 야당과 보수진영이 위기에 빠지면서 실제로 더욱 극단적이고 과격한 노선으로 기우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뉴스1과 통화에서 "한국당 등 보수계열 정당뿐만 아니라 민주당 또한 극심한 침체기에선 노선이 '강성화'되는 움직임을 보였다"며 "현재 한국당이 이러한 과정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김진태 의원 등에 대한 의원직 제명 공세, 문재인 대통령의 한국당 추천 5·18진상조사위원 임명 거부 등 정략적 공세가 나오면서 한국당도 불가항력적으로 '강대강 대결'에 참전할 수밖에 없는 면이 있다"며 "이를 거치며 결국 해당 의원 세명뿐 아니라 한국당 전체가 우경화되는 수순으로 가게 된 것"으로 진단했다.

이들의 행보가 전대 판세에 미칠 영향을 두고는 설왕설래가 일고 있다. 한국당 내에서도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는 이들의 주장에 동조하는 당원들이나 지지자들이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에서다.

다만 이들의 세결집으로 전통보수 색깔이 강한 황교안 후보의 지지층이 이탈하거나, 김진태 후보가 다크호스로 급부상하면서 부동층이나 중도보수 표심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오세훈 후보에게 돌아가는 표가 줄어드는 등 전대 구도에 균열을 일으키는 변수가 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전대 판세에 미칠 영향과 더불어, 이들의 주장에 대한 '우경화' 논란과 과격한 행동으로 인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될 가능성에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쏠려있는 모습이다.

이에 '태극기 부대'의 행보와 전대 경쟁 구도가 맞물리면서 컨벤션 효과는 커녕 한국당 전체가 비판여론에 직면하는 역풍에 휩싸일 수 있다는 관측도 당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때문에 당 지도부와 주요 인사, 김진태 의원을 비롯한 후보들은 이들의 행보에 일제히 우려를 나타내며 논란 조기진화, 선긋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1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마 민주당이 전당대회를 해도 비슷한 현상이 장외에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일부 걱정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충분한 자정능력으로 당이 거듭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무성 의원은 이날 이들을 겨냥 "질서를 지키지 않는 과격한 사람들이 결국 일을 그르치게 된다"며 "전당대회가 과격분자들의 놀이터가 되면 안된다"고 밝혔다.


김진태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연설회장에서 야유 등 다소 불미스런 일이 생긴 데 대해 저도 마음이 불편하다"며 "특히 저를 지지하시는 분들은 이번 전당대회가 당의 화합과 미래를 위해 치러진다는 점을 유념해 주길 바란다. 앞으로는 보다 품격있는 응원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황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이러한 현상에 대해 "한국당의 전대는 대선이나 총선이 아닌, 당내 지도부를 새로 선출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한국당 내 노선논쟁은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다"면서도 "물론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인만큼 수도권 등 표심을 잡아야 할 중도의 목소리가 작아지는 것은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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