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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왕세자, 파키스탄에 200억달러 투자 약속.."파키스탄, 중요한 국가 될 것"

김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18 16:42

수정 2019.08.22 10:49

무함마드 왕세자, 파키스탄-인도-중국 순방 시작
'오일머니'로 대규모 투자..'자말 카슈끄지 살해 연루 이미지' 쇄신 차원 해석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중국, 인도, 파키스탄 등 아시아 3개국 순방에 나섰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17일(현지시간) 첫 순방지인 파키스탄에 도착해 200억달러(약 22조5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하며 영향력을 과시했다. 외신들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 순방에서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대규모 투자를 추진해 비서방권의 지지를 얻겠다는 움직임으로 풀이했다.

이날 BBC, 미국의소리(VOA)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전용기 편으로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한 무함마드 왕세자는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와 200억 달러 투자 등 경제협력 방안에 합의했다.

이는 당초 알려진 120억달러보다 많은 금액으로, 파키스탄의 주요 항구도시 과다르에 건설할 정유공장 관련 80억달러 등이 포함됐다. 양국은 이 밖에도 에너지, 석유화학, 광물 부문에도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경제 협력은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될 것"이라며 "파키스탄은 앞으로 매우 매우 중요한 국가가 될 것이며 사우디도 그 역할에 도움이 됐다는 것을 확실히 하고 싶다"고 밝혔다.

BBC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인한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고 있다. 향후 20년간 중국에 400억달러(약 45조2000억원)의 빚을 갚아야 하는 등 부채 부담이 크다.

이에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특히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해 우호 국가들을 상대로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기 전 구제 규모를 줄이기 위한 원조 요청을 해왔다. 파키스탄의 구제금융은 1980년 후반 이래 13번째로, 사우디는 앞서 60억달러 규모의 차관을 지원한 상태다.

이날도 칸 총리는 무함마드 왕세자를 영접하러 공항에 직접 나와 왕세자가 탄 차량을 직접 몰고 총리 관저로 이동하는 등 극진 대우를 했다. 외환 위기를 겪고 있는 만큼 파키스탄은 수도 전역에 빈살만 왕세자의 사진과 초상화, 사우디 국기를 게시해놓고 환영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아시아 순방을 두고 외신들은 지난해 10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무함메드 왕세자가 국제적 이미지를 개선시키려는 의도로 외신들은 해석했다.

BBC는 무함메드 왕세자가 자말카슈끄지 사건으로부터 이미지 개선하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WSJ도 "이번 움직임은 사우디가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 해외에서 영향력을 재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무함마드 왕세자는 18일까지 파키스탄에 머물다 19일과 21일 인도와 중국을 각각 방문할 예정이다.
중국과 인도는 파키스탄과 오랜 군사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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