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일반

경력 단절 벗어나 코딩·드론지도자로 거듭

이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12 18:18

수정 2019.02.12 18:18

폴리텍대학 48개 교육과정 운영
여성 사회 재진출 직업 전환 지원
"회계실무를 기초부터 응용까지 눈높이에 맞춰 배울 수 있어 취업에 많은 도움이 됐어요"

최근 아파트 관리사무소 경리직으로 재취업한 박미순(42)씨는 이같이 말했다. 세 아이의 엄마인 박 씨는 육아 문제로 경제활동을 중단한 소위 '경력 단절녀'였다. 하지만 한국폴리텍을 거치면서 전문가로서 새로운 경력을 쌓아가고 있다.

■현장활용가능한 눈높이 교육

12일 한국폴리텍대학에 따르면 박씨는 결혼 전 법무사 사무실서 일반 사무업무를 했다. 결혼후 세 아이 육아 문제로 일을 그만뒀다. 다시 일을 시작하려 했지만 오랜 공백기로 단기 아르바이트외엔 구하기 어려웠다.


박씨는 "회계지식이 있으면 재취업에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듣고 폴리텍의 공동주택& 기업체 회계실무과정을 지원했다"며 "재취업에 맞춤화된 전문교육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홍성캠퍼스 유아영어지도사과정에 입학한 정주영(43)씨는 최근 한 어린이집에서 유아영어 지도사로 근무 중이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영어번역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일을 8년간 했고 대학의 행정직원으로 입사해 데이터분석 등의 업무도 했다. 하지만 육아 문제로 일을 그만둬야 했다.

정씨는 "장기적으로 할 수 있는 직업이 없을까 고민하고 있을때 유아대상 영어 관련 프로젝트를 맡게 됐다"며 "유아영어지도에 대한 전문적인 능력을 기르고 싶어서 폴리텍 입학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씨는 2개월간 실무교육을 받고 재취업에 성공했다.

정씨는 "폴리텍에서 아이들 규모에 맞는 맞춤형 수업방식, 스크린 영상 교육 등 실질적으로 현장 활용이 가능한 교육방식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코딩, 드론 등 4차산업혁명과 관련된 분야에서 새로운 직업을 갖는 여성들도 있다.

20여년간 학원을 운영하며 아이들을 가르쳤던 백경옥씨(53)는 지난해 코딩지도자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학원문을 닫은 백씨에게 남편이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코딩전문지도자 과정이 폴리텍에 있다"는 말을 해준 것이 계기가 됐다.

■코딩·드론지도자로 '제 2인생'

전자계산학과를 졸업하고 컴퓨터 교습소도 운영해봤지만 쉰이 넘은 백씨에게 수업은 따라가기 벅찰 때도 있었다. 그러나 수업이 끝나면 실습실에 남아 자격증 공부를 했고 COS 1급, 코딩 자격증 및 OA 관련 자격증들을 취득했다.

이같은 노력 끝에 백씨는 지난해 초등학교, 중학교 대상으로 코딩교육을 하는 '와이즈교육' 취업에 성공했다. 백씨는 "새로운 일에 자부심을 갖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폴리텍 목표캠퍼스에서 드론 전문운용사 교육과정을 수료한 배순영씨는 현재 초당대 항공산업학과 대학원 과정을 밟고 있다.

사실 그는 부모님 농장에서 농업용 방제 드론을 사용하기 위해 폴리텍의 문을 두드렸다. 폴리텍 목포캠퍼스 교육생들은 항공역학(비행원리), 항공기상 등 이론 강의부터 컴퓨터를 이용한 조종 시뮬레이션, 실제 조종 실습까지 교육을 받는다. 비행자격 취득 실기시험을 치르려면 20시간의 비행 경력이 필수 요건인데 충분한 실습 시간으로 실제 조종경험을 쌓을 수 있는 셈이다.

이후 드론을 더욱 공부하고 싶어 전문교육기관에서 드론 지도조종사과정을 수료, 총 100시간 이상의 드론비행시간을 충족했고 드론교관 자격증까지 취득하게 됐다.

배씨는 "그저 생소하기만 했던 드론인데 어느덧 지도사자격증까지 취득해 학생들에게 기술을 가르치게 되다니 감회가 남다르다"며 "경력단절여성 뿐 아니라 드론조종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첫 단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석행 폴리텍 이사장은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 각자가 가진 능력을 발휘해 경제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폴리텍이 도울 것이다"며 "능력 있는 여성인재를 비롯한 신중년의 재취업을 위한 직업교육을 강화해 일자리 안전망으로서의 역할을 더욱 충실히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폴리텍은 결혼 출산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의 사회 재진출을 돕기 위해 48개의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교육기간은 3~6개월로 옷 수선·조리·금속공예 등의 여성 친화 직종과 3D프린팅·코딩지도사 등 첨단 분야 등으로 구성됐다.
훈련생에게 매월 훈련수당 20만원과 교통비 5만원(매월 출석률 80% 이상시)이 지급된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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