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공약 ‘포괄임금제 원칙적 금지’ “산업현장 현실 무시”… 기업 70%가 반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11 17:34 수정 : 2019.02.11 17:34

한경연 195개 기업 설문조사
“근로시간 산정 어렵다” 60%.. “포괄임금제 시행중” 58% 달해

국내 기업의 70% 이상이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사안인 포괄임금제 원칙적 금지를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의 60% 가까이가 포괄임금제를 시행 중이라 정부가 일괄적 금지보다는 선택적 근로 등 유연근무제 확대를 통해 점진적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는 게 경영계의 목소리다.

11일 한국경제연구원이 2017년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포괄임금제 실태조사를 한 결과 총 195개 응답기업 중 113개사(57.9%)가 포괄임금제를 도입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포괄임금제는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업종에 한해 연장·야간근로수당을 급여에 포함해 일괄 지급하는 제도다. 대법원은 감시·단속업무 등 제한적인 업종에만 포괄임금제를 적용하도록 판결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지난해부터 사무직 근로자 등은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포괄임금제 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이라 경영계의 우려를 사고 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포괄임금제 시행 기업의 적용 직군을 살펴보면 '일반사무직'이 94.7%(107개사)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어 '영업직' 63.7%(72개사), '연구개발직' 61.1%(69개사), '비서직' 35.4%(40개사), '운전직' 29.2%(33개사), '시설관리직' 23.0%(26개사), '생산직' 13.3%(15개사), '경비직' 8.0%(9개사), 기타 4.4%(5개사) 등의 순이었다. 한경연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기업들이 다양한 직군에서 광범위하게 포괄임금제도를 활용하고 있는 산업 현장의 현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포괄임금제를 시행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워서'라는 응답이(60.2%·68개사) 꼽혔다.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원인으로는 '일과 휴식의 경계가 불분명해서'가 89.7%(61개사)로 가장 높았고, '주로 사업장 밖에서 근로'가 36.8%(25개사), '대기시간이 많은 근로'가 8.8%(6개사), '자연조건에 좌우되는 근로'가 5.9%(4개사) 등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포괄임금제 도입 기업의 70.8%(80개사)가 포괄임금제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허용하겠다는 정부 방안을 반대했다.
반대 이유로는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업무에 대해 구체적인 지침 마련이 사실상 불가능해 시장 혼란 가중이 우려된다'는 게 86.3%(69개사)로 가장 많았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실제 기업에서는 근로시간 산정의 어려움으로 불가피하게 포괄임금제를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산업 현장의 현실을 무시한 채 '포괄임금제 금지'를 무리하게 추진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근로시간의 자율성이 중요한 만큼 일본 등의 사례를 감안해 재량근로시간제 대상 확대, 선택근로시간제 정산기간 연장 등의 제도개선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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