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 심판 받는 첫 전직 사법부 수장…재판 배당 어떻게 되나

뉴스1 입력 :2019.02.11 15:02 수정 : 2019.02.11 15:02




34·35·36부 가능성…임종헌 재판부 병합 여부 주목
4월 법원 첫 출석 예상…어떤 법관 증인 채택될지 관심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사법농단 의혹'의 정점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사법연수원 2기)이 11일 재판에 넘겨지면서 '피의자'에서 '구속 피고인'으로 신분이 바뀌었다. 양 전 대법원장은 피고인석에서 법의 심판을 받는 전직 사법부 수장이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중대한 사안이고 법리적 쟁점도 첨예하게 갈리는 만큼, 법원은 어떤 재판부에 배당해 심리를 하게 할지 고민하고 있다.

법조계에선 양 전 대법원장 사건이 지난해 11월 증설된 형사합의34·35·36부 중 한 곳이 맡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법원은 사건이 들어오면 컴퓨터 전산을 통해 16개의 형사합의부 중 무작위로 배당하는데, 기존 형사합의부 재판장의 상당수는 '사법농단' 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아 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바 있다.

이런 이유로 사법농단 의혹이 있는 법관들과는 연고 관계가 없는 법관들로만 구성해 증설한 재판부가 34·35·36부다. 다만 2월 말에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부의 정기인사 이동이 예정돼있어, 새 구성원으로 채워지는 다른 형사합의부가 맡을 가능성도 여전히 있다.

관련 사건을 맡은 형사합의36부(부장판사 윤종섭)에 배당될 수도 있다. 양 전 대법원장과 공소사실이 겹치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사건은 현재 36부에 배당됐는데, 검찰은 효율적인 심리를 위해 두 사건을 병합해 36부가 함께 진행해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다. 다만 두 사건의 진행속도를 고려해 어느 한 쪽으로 맞추기 힘들다면 따로 진행할 수도 있다.

배당 이후에는 본격적인 재판을 시작하기 전에 진행 관련 사안을 조율하는 공판준비기일이 진행된다. 여기에선 혐의를 놓고 검찰·변호인의 의견 제시와 증거·증인 채택이 이뤄진다. 양 전 대법원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기에, 양측은 첫 재판부터 첨예하게 다투는 등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기소·배당 이후 보름 정도 지나 공판준비기일이 열리는 통상의 경우를 고려하면 첫 공판준비기일은 2월 말쯤 시작될 전망이다.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의 출석의무가 없어 양 전 대법원장도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공판준비기일을 마치면 정식 재판인 공판기일이 진행된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때부터 법정에 나와야 한다. 사건기록 복사 등으로 공판준비기일만 한달 넘게 걸린 임종헌 사건을 보면, 양승태 사건도 통상보다 더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첫 공판은 3월 말에서 4월쯤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공판기일에선 검찰의 서류증거를 조사하고, 검찰·변호인이 신청한 증인에 대해 신문한다. 양 전 대법원장의 혐의와 관련한 주요 법관 중 핵심 물증과 관련한 인물들이 줄줄이 증언대에 설 가능성이 있다. 공범인 임종헌 사건의 경우 현재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등이 증인으로 채택된 상태다.

선고는 6개월인 구속기한을 고려하면 8월 초쯤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의 혐의가 40여개에 이르는 등 심리할 사안이 방대하기에 구속만료 전에 선고하기 위해 일주일에 2회 이상 재판을 열 수도 있다.

물론 재판이 길어지고 검찰이 양 전 대법원장을 수사한 결과를 토대로 추가기소해 구속영장을 새로 발부받는다면 구속기한은 6개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이 경우 올해 말에서 내년 초까지 재판이 이뤄진 후 선고될 수도 있다. 추가 구속영장을 기각하고 불구속 상태에서 선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방청객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양 전 대법원장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다. 전두환·노태우·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 이 곳에서 재판을 받아 '역사적 법정'으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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