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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설 앞둔 롯데면세점, 다이궁 인산인해… 개장 전부터 줄지어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31 17:36

수정 2019.01.31 17:36

롯데면세점 명동 본점
서울 을지로 롯데면세점 본점 앞에서 중국 보따리상들이 입장을 위해 지난 29일 줄지어 있다. 사진=조윤주 기자
서울 을지로 롯데면세점 본점 앞에서 중국 보따리상들이 입장을 위해 지난 29일 줄지어 있다. 사진=조윤주 기자

이달부터 시행된 중국의 전자상거래법에 따라 중국 보따리상(다이궁)들은 온라인쇼핑몰이나 웨이보, 위펫 등의 판매업자로 사업자 등록을 하고 세금을 내야한다. 국내 면세점업계 '큰 손'인 중국 보따리상들은 국내 면세점에서 물건을 구입해 중국에서 온라인 판매를 해왔다. 이런 이유로 지난해 연말에는 중국인 보따리상들이 다소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설날을 일주일 앞두고 찾은 서울 을지로 롯데면세점 본점에는 중국인 보따리상들이 다시 몰려 들었다.


중국 춘절을 앞두고 명절선물을 미리 구매하기 위한 것이다. 개장 시간을 삼십여분 앞뒀지만 중국인 보따리상들이 200~300m의 줄을 선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면세점의 한 매장 직원도 "지난 연말보다 더 많이 오는 것 같다"고 귀뜸했다.

기나긴 대기 행렬에 놀라 보안요원을 붙잡고 묻자 "오늘은 그래도 20~30분 정도면 입장 할 수 있을 것 같다. 주말에 비하면 빠른 거예요"라고 전했다.

면세점업계 큰손인 다이궁들은 이날 대기줄에서 전날 1000달러 이상 구매해야 받을 수 있는 익스프레스 티켓을 대거 손에 쥐고 있었다.

한참을 기다려 직원의 안내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면세점 매장으로 들어서자, 한국 속 작은 중국이 펼쳐졌다. 물건을 이리저리 살피며 오고가는 이들도, 이들의 물음에 응대하는 직원들도 모두 중국말로 빠르게 얘기했다.

매장 앞을 지나가는 기자를 붙잡고 이벤트 안내문을 준 직원도 당연한듯 중국어로 말을 건넸다.

기자가 "무슨 이벤트냐"고 묻자 "한국인이셨어요?"라는 답이 먼저 돌아왔다. "이 시간대 고객은 거의 대부분 중국인이다. 국내분들은 거의 없는 편"이라며 머쓱하게 웃었다.

막 문을 연 시각부터 면세점에 다이궁들이 북적이는 것은 판매 상품을 먼저 확보하기 위함이다. 중국 배우 장쯔이가 모델인 일본의 화장품 브랜드 끌레드뽀 보떼나 디올, 입생로랑 매장 앞에는 적게는 20명, 많게는 50~60명의 다이궁들이 휴대폰에 담긴 주문수량을 확인하며 초조하게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엘리베이터 앞이나 매장 곳곳에서는 구입한 상품들로 가득 담긴 쇼팽백을 여러개 손에 든 다이궁들로 가득했다.

국내 면세점에서 산 물건을 공항에서 받을 수 있는 면세품 현장인도 제도를 이용하려는 다이궁들이 모인 곳은 마치 물류창고인 듯 쇼팽백들이 높게 쌓여있기도 했다. 다이궁들로 면세점이 북적이면서 지난해 면세업계는 활짝 웃었다.


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면세업계 매출은 172억3817만 달러로 전년 대비 44%나 늘었다. 다만 아직까지는 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업계 반응이다.


면세점 관계자는 "중국의 큰 명절인 춘절이 지나봐야 전자상거래법에 의한 영향을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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