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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자리로'소주성'한다더니 SOC 사업으로 일용직만 늘릴판

김서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31 17:24

수정 2019.01.31 17:24

새만금공항 등 23개 예타 면제.. 내년부터 건설·토목예산 투입
당장 고용 효과 크지만 문제는 質.. 다른산업보다 임시직 비중 높아 文정부 정책기조와 상반되는 셈
좋은 일자리로'소주성'한다더니 SOC 사업으로 일용직만 늘릴판

정부가 새만금국제공항 등 23개 사업을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사업으로 선정·발표하면서 임시·일용직 일자리가 대거 양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20조원이 넘게 투입되는데, 건설·토목산업은 고용 창출력은 높지만 일자리 질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불안정한 일자리를 줄이고,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정책 기조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월 3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029년까지 23개 사업, 24조1000억원에 이르는 예타 면제사업을 순차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 예산은 연평균 1조9000억원씩 총 18조5000억원이 투입된다. 전체 예타 면제 사업 중 SOC 사업은 20조5000억원에 이른다.
이는 올해 국회가 확정한 SOC 예산인 19조7000억원보다 많은 규모다.

정부는 올해 사업·설계비 등을 지원하고, 내년 예산안부터 사업 착공 예산을 반영할 계획이다. 사업 추진의 우선순위는 두지 않지만 행정절차 이행이 마무리되는 사업부터 첫삽을 뜬다는 복안이다.

이로써 건설·토목사업이 본격화되는 내년부터 부진한 건설업 경기가 활력을 띨 것으로 건설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덩달아 부진의 늪에 빠졌던 건설업 고용시장도 살아날 것으로 예상된다. SOC 예타 면제를 통해 문재인정부 말에는 일자리 지표가 눈에 띄게 개선될 수 있다는 의미다.

건설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고용 창출력과 후방 연쇄 효과가 크다. 지난해 고용 참사가 이어진 것도 SOC 사업과 배치되는 정책기조로 인한 건설업 부진이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2017년 기준 건설부문의 취업유발계수는 13.9명으로 정보통신 및 방송서비스(12.7명), 전기 및 전자기기(5.3명), 자동차(8.6명)보다 높다. 취업유발계수는 실질 국내총생산(GDP) 10억원을 생산할 때 필요한 취업자 수를 말한다. 경제성장세와 비교해 취업자 수가 얼마나 늘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하지만 건설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임시·일용직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 소득을 확대하겠다는 소득주도성장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권영준 경희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의 이번 대규모 건설·토건사업은 임시·일용직 등 단기적 일자리가 늘어나는 등 단기적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결국은 정책 기조와 상반되는 정책이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번 예타 면제를 통해 예측되는 고용창출·생산유발 효과는 별도로 산정하지 않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앞서 브리핑에서 "의무적으로 숫자를 내서 합계를 내는 것은 오류가 발생할 수 있어 일자리 창출이나 생산유발효과는 산정하지 않았다"며 "지역특화육성사업의 경우 이미 기술적 타당성 조사가 이뤄져 향후 6년간 1만3000여개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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