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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친서받은 김정은 "大만족"..北美, 접점 찾았나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24 16:40

수정 2019.08.25 13:54

金 트럼프 결단력·의지 高평가..비핵화 돌파구?
급격한 교착 해소, 진정한 비핵화 난망 우려도
북미고위급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서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달했다. 김 위원장이 이에 대해 '커다란 만족'을 표한 것으로 알려지며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낙관론과 비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24일 조선중앙통신은 방미를 마치고 귀국한 김영철 부위원장이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나 결과보고를 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방미결과에 만족했다면서 2차 정상회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력과 의지를 높이 평가했고, 인내심과 선의를 가지고 기다리겠다는 뜻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북미, 비핵화-상응조치 접점 찾았나
북한 측에서 김 위원장이 방미 결과보고를 받는 장면까지 보도한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보인다. 북미가 2월 말 열릴 예정인 2차 북미정상회담 주요 의제로 떠오른 비핵화와 상응조치의 교환이 접점을 찾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북미고위급회담의 연장선으로 평가받은 스웨덴 북미실무회담이 예정보다 하루 일찍 끝났다는 점, 실무회담에 참여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회담 직후 다보스포럼에 참석차 스위스에 있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곧바로 날아간 것도 대화국면의 청신호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 전달 과정에서 결단력과 의지를 언급한 것 역시 의미심장하다. 첨예하게 대립했던 북미 간 대화에서 미국이 북한의 주장을 만족할 만한 수준에서 수용하지 않았다면 나오기 어려운 표현이라는 점에서다.

북미고위급회담과 트럼프·김영철 면담, 실무회담 모두 비공개로 대외적으로 밝혀진 것은 없지만 최근 정황을 종합하면 정상회담 주요의제로 언급되는 영변핵시설·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대(對) 제재완화 조치가 교착을 풀고 진전될 수 있는 돌파구가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美, ICBM 폐기로 물러섰나
반면 최근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이행하지 않으면 제재완화는 없다'는 미국의 원칙이 사실상 후퇴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만족할 만한 북미고위급회담과 실무회담은 완전한 비핵화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비관론도 제기된다.

연방정부 셧다운과 지지율 급락세를 돌파하기 위해 마음이 급한 트럼프 행정부가 당장 미국의 입장에서 실리를 취할 수 있는 '아메리칸 퍼스트' 전략으로 당장의 비핵화 대신 ICBM 폐기와 핵동결을 북한에 제의했을 수 있다는 의혹도 커지고 있다.

북미간 입장 차이로 한 발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던 북미대화가 최근 급격히 풀리는 것은 외교적 성과를 내야하는 북미 양국의 당면한 입장을 고려할 때 이러한 비관론과 의혹에 무게감을 더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실제로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는 단계적 비핵화 가능성이 높고, 이런 합의는 회담의 실패라는 낙인을 피하려는 조치일 뿐 북한의 진정한 비핵화는 요원하다"라고 비관적 입장을 드러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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