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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증시 뒤늦은 산타랠리… 다우지수 사상 첫 1000P 이상 급등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27 17:15

수정 2018.12.27 17:15

나스닥도 5.84%나 뛰어.. 백악관 시장 달래기 주효
뉴욕증시 ‘하이파이브’26일(현지시간) 미국 증시가 크게 오르면서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들이 서로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뻐하고 있다. 이날 다우존스지수는 1000포인트 이상 폭등했다. AP연합뉴스
뉴욕증시 ‘하이파이브’26일(현지시간) 미국 증시가 크게 오르면서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들이 서로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뻐하고 있다. 이날 다우존스지수는 1000포인트 이상 폭등했다. AP연합뉴스

약세장 진입을 눈앞에 뒀던 미국 증시가 극적으로 되살아났다. 성탄절 하루 전 3대 지수가 일제히 급락했던 미국 증시는 26일(현지시간) 다우존스산업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하루 1050포인트 이상(4.98%) 급등하는 기록을 세웠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과 나스닥도 각각 4.96%, 5.84% 뛰면서 2009년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이에 일본 닛케이225와 토픽스 모두 3% 이상 반등했다.

이날의 증시 급상승은 급락세 때 못지않게 투자자들과 트레이더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RW베어드의 한 트레이더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같이 근무하는 20~25년 경력을 가진 동료들의 입이 벌어졌다"며 "이 같은 반등은 평생 보기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미국 증시 회복에는 연말 소비가 살아있었던 것과 유가 반등, 미국 백악관의 시장 달래기가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 소비 지표로 참고되는 마스터카드스펜딩펄스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1일~12월 24일 자동차를 제외한 미국 유통업계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5.1% 증가해 미국 소비자들이 여전히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이 입증됐다.

유통업계 판매 호조 소식에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뿐만 아니라 메이시스와 콜스, 타깃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주가도 모두 크게 뛰었다. 아마존을 포함한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인 'FAANG'의 주가도 모두 6.4% 이상 상승하며 모처럼 하락세에서 벗어났다.

지난 24일 18개월래 최저치까지 떨어졌던 유가도 크게 반등했다. 북해산 브렌트유가 배럴당 54.22달러로 8.7%,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2016년 11월 이후 1일 최대 상승폭인 8.7% 오른 배럴당 46.22달러를 기록, 에너지주 역시 상승했다.

가장 큰 힘은 백악관의 불안감 잠재우기였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루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식을 사들이기 좋은 기회라고 말한 데 이어 이날 백악관은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의 자리가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는 CNN의 보도를 부인했다. 케빈 해셋 백악관 경제고문위원장은 NBC뉴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므누신 장관을 여전히 신뢰하고 있다고 강조했으며 또 WSJ와 인터뷰에서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자리도 "100% 안전하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다음달 초 제프리 게리시 미 무역대표부 부대표를 비롯한 통상팀이 중국과 협상을 위해 방중할 것이라는 보도도 증시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 파이낸셜타임스(FT)는 투자자들이 이번 증시 급등에는 미국 연금펀드의 포트폴리오 재배분도 기여했다고 보도했다.

증권중개소 내셔널 얼라이언스 시큐리티스의 국제고정자산 이사 앤드루 브레너는 "오늘 자산 재배분이 진행됐다"며 "증시 급등이 놀랍지 않다"고 밝혔다.
웰스파고가 당초 올 연말에 연금펀드의 주식 매입을 600억달러 정도로 예상했으나 트럼프 행정부 관리가 1000억달러라고 밝힌 것처럼 많았는 데다 이날 주식 거래량이 적은 가운데 매수가 늘면서 주가를 크게 올렸다고 FT는 설명했다. 블룸버그의 통계를 인용해 이날 주식 거래량은 지난 4년간 12월 26일과 비교할 때 두배 많은 95억주였지만 보통 거래일과 비교해 조금 많은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CIBS 프라이빗 웰스 매지니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 피터 치르는 증시가 반등한 것은 좋지만 시장이 다소 흥분돼 있는 것 같다며 "오늘로 변동성이 끝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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