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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北철도·도로연결 착공식, 열렸지만..성패는 비핵화에 달려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26 15:53

수정 2018.12.26 15:53

김현미 장관 "철도·도로 연결, 한반도 평화 굳건하게 할 것"
이해찬 민주 대표 "개성공단 재가동, 정부와 당 적극 노력할 것"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성패, 北비핵화 실천에 달려
26일 북측 개성 판문역에서 열린 '동·서해선 남북 철도, 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과 김윤혁 북한 철도성 부상이 철도 침목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사진공동취재단
26일 북측 개성 판문역에서 열린 '동·서해선 남북 철도, 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과 김윤혁 북한 철도성 부상이 철도 침목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사진공동취재단
【개성 판문역 공동취재단=강중모 기자】남북철도·도로연결 착공식이 26일 오전 10부터 한 시간 동안 북측 판문역에서 남북 각계 인사 200명이 모인 가운데 예정대로 치러졌다. 이제 향후 철도·도로연결 및 현대화의 성패는 비핵화 진척 여부에 달리게 됐다.

이날 오전 6시 48분 착공식에 참석하는 우리측 주요인사 100여명을 태운 새마을호 4201호 열차는 서울역 11번 플랫폼을 떠나 판문역으로 향했다. 열차는 오전 8시 34분께 군사분계선(MDL)을 넘었고 오전 10시 예정대로 착공식이 거행됐다.


우리측에서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참석했다. 착공식에 비판적인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홍영표 민주당·김관영 바른미래당·장병완 민주평화당·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도 함께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착공식 마무리
북측 김윤혁 철도성 부상은 축사에서 "평화·번영의 열기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시기에 북남철도·도로연결 및 현대화 착공을 선포하는 회합을 가지는 것은 민족사에 특기할 역사적 사명이며 세계 앞에 민족의 힘과 통일의지를 과시하는 뜻깊은 계기"라고 말했다.

김현미 장관도 "70년 가까이 굳게 닫혔던 문을 열었고 이는 시공간 뿐만 아니라 남과 북 마음의 거리까지 좁히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철도·도로 연결을 통한 남북 교류와 왕래는 한반도 평화를 더욱 굳건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축사 이후 남북 참석자들은 침목연결식, 궤도체결식을 진행하고 뒤이어 양쪽에 서울·평양이 쓰인 도로표지판 제막식을 가졌다. 행사 종료와 함께 북측 취주악단은 '우리는 하나'를 연주했다.

26일 판문역에서 열린 '동·서해선 남북 철도, 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서 참석자들이 도로 표지판 제막을 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사진공동취재단
26일 판문역에서 열린 '동·서해선 남북 철도, 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서 참석자들이 도로 표지판 제막을 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사진공동취재단
행사에 참석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감개가 무량하다"는 소회를 밝혔다.

공식 행사 이후 우리측 참가자들은 개성공단내 '송악플라자'로 이동해 오찬을 가졌다. 이해찬 대표는 "개성공단이 재가동될 수 있도록 정부는 물론 당에서도 적극 노력하겠다"며 "철도가 빨리 이어져 베이징·단둥·울란바토르까지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도 "남북철도가 원만하게 현대화까지 마무리된다면 우리가 꿈꿨던, 유라시아 대륙을 우리 기차를 타고 가는 날이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업성패, 北 비핵화 의지에 달려
이날 착공식 거행으로 남북은 대외적으로 협력의 의지를 알렸지만 한계점은 분명하다.

유엔측의 제재면제가 없었으면 착공식 자체가 불가능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 비핵화를 유도하기 위한 미국과 국제사회의 제재를 풀 만한 '확실한' 비핵화 조치가 없다면 어떤 변화도 없기 때문이다.

초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보좌관이 이달 초 대북제재 완화 가능성을 내비쳤고, 19일 한미워킹그룹회의 참석차 방문한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대북 인도적 지원 허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공은 북한으로 돌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박정진 경남대 교수는 "이번 착공식을 보면 미국과 국제사회가 북한에 비핵화 행동을 촉구하는 여지를 준 것으로 보인다"며 "북미대화 재개의 열쇠를 진 북한이 나서지 않는다면 착공식의 의미도 퇴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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