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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北철도·도로연결 착공식 '제재면제'..북미대화 물꼬트나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25 14:48

수정 2018.12.25 14:48

유엔 대북제재委 착공식 참석열차 대북제재 예외승인
南 이해찬·조명균·김현미, 北 '랭면'발언 리선권 참석
꽉 막힌 북미대화, 물꼬 트는 역할할지 기대감 높아져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는 26일 북한 개성 판문역에서 열리는 남북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이 대북제재에 대한 우려없이 순탄하게 진행될 수 있게 됐다. 유엔이 우리측 참석자들이 타고 가는 열차에 대해 제재면제 승인을 내렸기 때문이다.

최근 답보상태에 빠진 북미대화의 영향으로 남북의 협력사업도 상당부분 동력을 잃은 가운데 이번 유엔의 제재면제 조치로 기승전결의 '전'단계에서 '결'을 노리고 있는 북미대화에 물꼬가 터질 지 관심이 모아진다.

외교부 당국자는 25일 "착공식과 관련,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와 협의가 완료됐다. 유엔은 해당 열차가 대북제재 대상 품목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유엔의 판단이 나오면서 이번 착공식의 성사에 대한 우려감은 해소됐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철도·도로 연결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이 아닌, 사업의 시작을 알리는 착공식인 만큼 북으로 가는 우리측 참석자를 태운 해당 열차는 대북제재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펼쳐왔다.

남북 철도연결구간 열차 시험운행 지난 17일 남북철도연결구간 열차시험 열차가 통문을 지나 DMZ 지역 으로 들어서고있다. /사진=연합뉴스
남북 철도연결구간 열차 시험운행 지난 17일 남북철도연결구간 열차시험 열차가 통문을 지나 DMZ 지역 으로 들어서고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미국은 착공식을 위한 열차 운행과 판문역에 설치되는 각종 무대 설치 등이 대북제재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보면서 정부와 협상을 진행한 바 있다.

착공식 당일 해당 열차는 오전 6시 45분께 서울역을 발차, 도라산역을 지나 오전 9시에 북측 판문역에 도착한다. 우리측 열차에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이 참석한다.

북측도 열차를 이용해 판문역으로 이동하며 열차에는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대남 인사들이 탑승한다. 착공식에는 국제기구 대표 및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관련국인 중국·러시아·몽골 소속 외국 인사 8명도 온다.

착공식에는 남북에서 각기 100명 정도의 인사들이 참석하고 공식 행사는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 한 시간 일정으로 진행된다. 행사 식순은 축사와 침목 서명식, 궤도체결식, 도로표지판 제막식, 기념촬영으로 이어진다. 착공식 이후 남·북측 인사의 별도 행사는 없다.

통일부 관계자에 따르면, 착공식 이후 우리측 인사들은 개성공단내 '송악플라자'에서 오찬을 갖는다.

정부는 착공식 준비를 위해 지난 23일 선발대를 31명을 파견했다. 성탄절인 25일에도 착공식 무대 설치를 위한 장비를 실은 차량이 경의선 육로로 방북하는 등 행사 준비는 착착 진행되고 있다.

한편 이번 착공식이 단순한 남북 협력의 무대가 아닌 북미대화 재개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이 인정할 만한 수준의 비핵화 조치가 없다면 대북제대 완화는 결단코 없다는 미국의 강력한 의지가 엄연한 가운데 나온 제재면제 조치이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한미워킹그룹 제2차 회의 참석차 한국을 찾은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북한정책 특별대표가 "북미가 신뢰를 쌓을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하겠다"는 말을 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풀이된다.
북한의 한해 정책기조를 정하는 신년사 발표 전 대화의 불씨를 되살리자는 것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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