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비건 "대북제재기조 유지하되 北과 신뢰구축"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21 17:38

수정 2018.12.21 17:38

한미워킹그룹 2차 회의
인도적 지원·남북철도사업 협의
"北과 정상회담 세부 논의 기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로비에서 남북 철도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한미 워킹그룹 2차 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로비에서 남북 철도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한미 워킹그룹 2차 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국제기구를 통해 북한에 인도주의적으로 지원키로 한 800만달러에 대해 미국도 '인도적 지원은 제재대상이 아니다'라는 견지아래 이 문제를 검토키로 했다. 이는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의 선(先)조치없이는 제재를 풀지 않겠다는 미국의 기존 입장을 고려하면 미국이 북한에게 한 수 물러주며 답보상태에 빠진 북미대화 복원의 여지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워킹그룹 제2차 회의에서 한미 양국 정부는 우리 정부의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과 남북철도 연결사업 등 남북문제에 대해 협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북한정책 특별대표는 "(북한에 대한) 양자 및 독자 제재를 완화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북한과 했던 약속의 맥락에서 양국 사이의 신뢰를 쌓기 위한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건 대표의 발언은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기 위한 수단으로 기존 대북경제제재 기조는 유지하되제재의 틀에서 벗어난 인도적 지원이나 사업에 대해서는 여지를 두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로써 남북이 오는 26일 열기로 했던 남북 철도·도로 연결과 현대화 착공식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이날 워킹그룹회의에서 비건 대표의 카운터파트로 참석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워킹그룹 회의를 통해 미측과 협의한 결과, 철도 연결사업과 관련한 착공식은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한미는 지금부터 내년 초까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있어 중요한 시기라는데 대해 인식을 함께했고, 그런 의미에서 북미 실무협상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비건 대표는 "북한 파트너와 다음 단계에 대해 논의하기를 바란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간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에 대한 구체적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북미대화는 누가 먼저 전향적 태도를 보일 것인가를 두고 답보상태에 빠졌다.

후속 협상 진행을 통해 북미가 서로의 의견을 조율할 수 있고 이 과정이 긍정적으로 풀린다면 수렁에 빠진 북미대화를 복원하고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열어 비핵화 문제를 전향적으로 풀 수 있다는 미국의 의지가 표현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번 워킹그룹 회의가) 매우 생산적이었고 이 모든 활동은 단지 한미간 상호협력 뿐만 아니라 북한과 진전을 이뤄나가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