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글로벌 증시 약세장 진입…무역전쟁·국내 변수에 휘청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19 10:38

수정 2018.12.19 10:38

주요국 주가 52주 최고치 대비 낙폭(단위:%);왼쪽부터 중국 상하이복합지수, 터키 ISE내셔널 100 지수, 이타리아 FTSE MIB 지수, 홍콩 항성지수, 한국 코스피지수, 독일 닥스지수, 멕시코 IPC 지수 /사진=팩트세트, CNBC
주요국 주가 52주 최고치 대비 낙폭(단위:%);왼쪽부터 중국 상하이복합지수, 터키 ISE내셔널 100 지수, 이타리아 FTSE MIB 지수, 홍콩 항성지수, 한국 코스피지수, 독일 닥스지수, 멕시코 IPC 지수 /사진=팩트세트, CNBC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주요 증시가 약세장에 진입했거나 약세장을 눈 앞에 두게 됐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 불확실성, 미국의 보호주의에 따른 무역긴장과 각국 경제지표 둔화, 국내 변수들이 더해지면서 세계 증시가 최고치 대비 20% 이상 하락으로 정의되는 약세장의 특징들을 나타내고 있다.

뉴욕증시도 올 12월 실적은 12월을 기준으로 대공황 당시인 1931년 이후 최악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CNBC는 18일(현지시간) 세계 주요국 증시가 약세장에 진입했거나 진입 문턱에 서면서 세계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더해지게 됐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미국을 포함해 전세계 주가지수 흐름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MSCI CCWI ETF 지수는 지난주 약세장에 진입했고, 현재는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수준으로 추락한 상태다. 중국, 한국, 터키, 이탈리아, 독일, 멕시코 증시가 약세장에 진입했고, 스페인, 프랑스, 러시아 증시도 15% 넘게 하락해 약세장 코 앞에 다가섰다.


미·중 전쟁에 아시아 충격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 직격탄을 맞은 상하이복합지수가 가장 큰 타격을 받았고, 홍콩 항성지수, 한국 코스피 지수에도 불똥이 튀었다. 상하이지수는 6월, 항성지수는 9월에 약세장에 들어섰고, 코스피지수는 10월에 약세장에 진입했다.

특히 중국 경제에 무역전쟁 충격과 경기둔화까지 더해지고 있어 향후 전망은 더 어둡다. 중국의 11월 소매매출 증가율은 15년만에 최저를 기록했고, 산업생산은 약 3년만에 가장 낮은 성장을 보였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주요 증시가 이때문에 추가 하락했고, 상하이 지수는 1월 하순 최고치에 비해 25% 하락했다.

유럽도 미중 무역전쟁 충격으로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노란조끼' 시위 충격과 자동차 관세 충격에 따른 푸조, 르노 등 자동차 업종 주가 폭락으로 15% 넘게 빠졌다. 유럽 증시 가운데에는 특히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독일 증시의 충격이 컸다.

흔들리는 독일
독일 대기업 30개 주식으로 구성된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닥스30 지수는 무역전쟁 충격 속에서 약세장에 들어섰다.

중국 비중이 높은 자동차 업종의 추락이 닥스 지수를 끌어내렸다. 완성차 업체 다임러, 폭스바겐, BMW 3사 모두 1월 후반 최고치 대비 20% 넘게 하락했고, 이 가운데 벤츠 모회사인 다임러는 38% 폭락했다. 또 다임러와 BMW는 수요둔화를 이유로 실적경고도 한 상태여서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세계 2위 자동차 부품업체 콘티넨탈은 유럽과 중국 수요 둔화를 이유로 올해 실적 전망을 2번이나 낮췄다. 번스타인에 따르면 독일 자동차 업체들은 지난해 순익의 40% 이상을 중국에서 거둬들였다.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 경기둔화가 실적에 치명적인 역할을 했음을 시사한다.

독일 국내총생산(GDP)의 약 8%를 차지하는 자동차 산업 부진은 독일 경제에도 상당한 후폭풍을 몰고왔다. 미중 무역전쟁 와중에 독일의 3·4분기 GDP 성장률이 2015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소매매출은 10월까지 넉달 연속 감소했다.

또 기업들의 자신감도 4개월 연속 하락하며 이달에는 2016년 이후 최저를 찍었다.

경제활동 선행지수 역할을 하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달 4년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독일 정부는 올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주 2.3%에서 1.6%로 하향조정했다.

어두운 전망
향후 전망은 더 어둡다. 미중 무역전쟁 불확실성과 경기둔화 흐름이 미 경제에도 마침내 충격을 줄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고, 여기에 내년 3월 29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등 불확실성이 산재해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올 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1.9%, 내년 전망치는 1.8%에서 1.7%로 각각 낮췄고, 미 성장률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CNBC 설문조사에서는 조사응답 펀드매니저의 12%가 경기둔화를 이유로 내년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예상하기도 했다.

뉴욕증시 3대 지수 모두 12% 안팎의 하락세로 아직은 약세장에 들어서지 않았지만 사실상 약세장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블라인 캐피털의 최고경영자(CEO)인 유명 애널리스트 제프리 건들락은 "뉴욕시장은 이미 약세장의 특징 대부분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이는 사실상 약세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다우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2월 기준으로는 대공황 당시인 1931년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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