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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어, 돌고래 '태지' 퍼시픽랜드 기증 철회 촉구 서명운동 개시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12 16:08

수정 2018.12.12 16:08

지난 2017년 5월 22일 남방큰돌고래 금등이와 대포가 제주바다에 방류됐다. 사진=케어
지난 2017년 5월 22일 남방큰돌고래 금등이와 대포가 제주바다에 방류됐다. 사진=케어


동물권단체 케어는 12일 서울시에 돌고래 '태지' 퍼시픽랜드 '기증' 계획을 철회할 것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돌입한다.

이는 '돌고래쇼 동원'과 '돌고래 불법 포획'으로 문제가 됐던 퍼시픽랜드가 태지를 '기증'한다는 결정을 규탄하는 배경에서 시작됐다.

케어는 전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서울시가 태지를 처치곤란 대상으로 여기며 손 터는 것과 다름없다"며 "동물은 어떤 방식으로건 산업에 편입되면 결코 행복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서울시가 퍼시픽랜드와의 현 위탁 계약 관계를 연장하고, 향후 태지를 방류할 수 있는 대안을 시민사회와 협력하여 함께 모색해야 한다.
태지의 소유권이 퍼시픽랜드로 완전히 넘어가면, 향후 태지를 방류할 곳이 생겨도 태지의 방류 여부를 담보할 수 없게 된다.

돌고래바다쉼터추진위원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즉각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돌고래바다쉼터추진시민위원회는 "현재 제주 퍼시픽랜드에서 위탁 사육하고 있는 서울특별시 소유의 큰돌고래 태지에 대해 서울시가 책임감 있는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며 "태지는 일본 다이지에서 포획돼 서울대공원이 수입해 돌고래 쇼에 이용해온 큰돌고래이며, 서울대공원은 마지막 남은 돌고래 태지를 2017년 6월 제주 퍼시픽랜드로 보내 위탁 사육을 맡긴 뒤 이른바 '돌핀-프리' 선언을 하고 돌고래 쇼장을 폐쇄했다"고 전했다.

이어 "서울시는 제돌이를 비롯해 지금까지 제주 남방큰돌고래 일곱 마리를 자연으로 방류했으며, 한국에서는 최초로 돌고래 쇼가 시작된 서울대공원 돌고래 쇼장을 폐쇄함으로써 한국 사회에 동물 복지와 동물권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는 커다란 성과를 냈다"라고 덧붙였다.

돌고래바다쉼터추진시민위원회는 "그런데 서울시는 서울대공원의 마지막 돌고래 태지에 대해서는 책임감 있는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며 "서울시는 돌고래 불법포획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는 돌고래 쇼장 퍼시픽랜드에 태지를 보내버림으로써 자신의 책임을 외면하려고 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애초에 잔인한 돌고래 포획으로 악명이 높았던 일본 다이지마을에서 태지를 수입해온 것은 서울시였기 때문에 서울시는 돌고래 태지에 대해 끝까지 책임감 있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서울시와 퍼시픽랜드가 맺은 태지의 위탁 사육 계약이 2018년 12월 31일로 종료된다. 이대로 태지가 퍼시픽랜드의 소유가 된다면 지금까지 돌고래 자연방류와 돌고래 쇼장 폐쇄로 쌓은 서울시의 명성이 빛을 바랠 수밖에 없다는게 위원회의 주장이다.

영국은 수족관 사육 벨루가들이 바다와 같은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아이슬란드에 2019년 3월 세계 최초의 벨루가 바다쉼터를 개장한다.

캐나다 역시 최근 국회에서 수족관 돌고래의 사육을 금지시키는 법률을 통과시키고 수족관 사육 고래류를 위한 바다쉼터 만들기를 진행 중이다.

미국의 국립 볼티모어수족관 역시 플로리다주에 큰돌고래 전용 바다쉼터를 만들고 있으며 이탈리아 역시 수족관 돌고래들을 자연 환경으로 옮기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돌고래바다쉼터추진시민위원회는 "세계 각국에서 이처럼 수족관 고래들을 위한 책임감 있는 결정을 내리고 있는 이때 서울시는 이와 같은 흐름에 역행해 태지를 돌고래 쇼장으로 넘긴다면 동물복지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일이 될 것이 자명하다"라며 "서울시가 마지막 돌고래 태지에 대해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위원회는 "먼저 태지의 사육기간을 연장하고, 이후 관계부처와 협력해 바다쉼터 조성 등을 추진한다면 돌고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반려동물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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