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일자리 협상 결렬은 '단체협약 유예조항' 탓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06 16:29 수정 : 2018.12.06 16:29

광주광역시·현대자동차 협상재개 여지 남겨


【광주=황태종 기자】노·사·민·정 대타협을 기본정신으로 한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첫 모델인 현대자동차 광주 완성차공장 합작법인 설립을 둘러싼 투자협상이 5일 결렬돼 재개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광주광역시는 협상을 계속한다는 생각이지만, 무엇보다 핵심 쟁점인 '단체협약 유예 조항'에 대한 견해차가 크다.

여기에 현대차가 "광주시가 '협상의 전권을 위임받았다'며 현대차에 약속한 안을 노사민정협의회를 통해 변경시키는 등 혼선을 초래하고 있는 점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신뢰의 문제'까지 거론해 협상 재개가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광주시와 현대차가 지난 4일 협약안에 잠정 합의하면서 5일 광주시 노사민정협의회의 의결을 거쳐 6일 투자협약 조인식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 같았던 광주형 일자리 투자협상이 막바지에 좌초된 것은 '단체협약 유예조항' 때문이다.


노동계는 그간의 협상 과정에서 '단체협약 유예 조항'을 위법 소지가 있는 대표적인 '독소조항'이라며 반대했으나, 협상 전권을 위임받은 광주시 협상단이 현대차의 요구를 수용해 다시 포함시키면서 걸림돌이 됐다.

한국노총을 중심으로 한 노동계는 광주시와 현대차가 잠정 합의한 협약안 가운데 '광주 완성차 공장이 차량 35만대를 생산할 때까지 단체협약을 유예한다'는 내용을 문제 삼아 크게 반발했다. 당초 5일 오전 10시 30분 개최 예정이던 광주시 노사민정협의회에도 불참했다.

이에 광주시는 노사민정협의회를 오후 3시로 연기하고, 윤종해 한국노총 광주본부 의장을 비롯한 노동계 인사들을 설득해 이날 오후 3시 협의회를 속개했다.

광주시 노사민정협의회는 노동계의 의견을 일부 반영해 수정한 최종협약안 3개를 만들어 현대차에 제안하는 조건부 의결을 했다.

광주시와 현대차가 잠정 합의한 노사상생발전협정서 제1조 ②항은 "각 사업장별 상생협의회는 '근로자 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이하 근참법)'상의 원칙과 기능에 근거하여 운영되도록 하고, 신설법인 상생협의회 결정사항의 유효기간은 조기 경영안정 및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하여 누적 생산목표대수 35만대 달성시까지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광주시와 현대차가 합작해 신설하는 법인은 새로 생긴 회사이다보니 노동조합이 없다. 근로자 처우 개선 등을 위한 단체협상은 노조가 요구해야 가능한데 노조가 없으니 사용자 대표와 근로자 대표가 모두 참가하는 '노사상생협의회'를 만들어 결정하되 누적 생산량 35만대 달성까지는 이를 유예하자는 것이다.

광주시 노사민정협의회는 현대차에 제시할 수정 협약안으로, 첫번째 노사상생발전협정서 1조2항을 아예 빼는 방안을 제시했다. 2안은 신설법인이 안정되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때까지 노사상생협의회를 유지하는 방안이다. 3안은 특별한 사정이 없을 때까지 노사상생협의회를 유지하는 방안이다.

기존 잠정 합의안에서 단체협약을 유예할 수 있는 '35만대 누적 생산대수'라는 구체적 기준을 제시했다면, 수정안은 노사가 절충점을 찾을 수 없는 상황에서 해석의 여지를 남겨두고 광주형 일자리를 추진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광주시 노사민정협의회는 이와 함께 그간 논란이 됐던 적정임금과 노동시간은 연봉 3500만원에 주 44시간을 기준으로 하되 향후 신설법인에서 용역을 통해 구체적 임금체계를 마련하기로 입장을 모았다. 광주시는 이를 현대차에 즉각 통보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광주시가 노사민정협의회를 거쳐 제안한 내용은 투자 타당성 측면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거부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광주시가 향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 투자 협의가 원만히 진행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협상 재개의 여지를 남겼다.

광주시 협상단을 이끄는 이병훈 문화경제부시장도 6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그동안 대부분 합의를 이뤘고 노사상생협정서 상에 상생협의회 결정사항 유효기간 문제만 남았다"며 "젊은 사람들의 희망을 꺾지 않도록 광주형 일자리 성공을 위해 양측 입장을 조율하는 등 혼신의 힘을 다해 협상을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며 협상 재개 의지를 분명히 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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